[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간판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기회를 잡았다. '숙적'인 중국의 강호 천위페이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로열 아레나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천위페이(세계랭킹 3위)를 2-0(21-19 21-15)으로 눌렀다.

   
▲ 안세영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 진출에 성공, 한국 최초 단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사진=세계배드민턴 연맹 공식 홈페이지


이로써 안세영은 방수현 이후 30년만에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결승에 올랐다. 1993년 영국 버밍엄 대회에서 방수현은 결승까지 올랐지만 수지 수산티(인도네시아)에게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안세영이 우승하면 한국 배드민턴의 새 역사가 된다. 여자는 물론 남자 단식에서도 한국 배드민턴 선수가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적은 없다. 안세영은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4강까지 올랐으나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안세영은 27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과 만나 금메달을 다툰다. 마린은 준결승에서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도전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3-21 21-13)으로 물리쳤다.

마린은 현재 세계랭킹 6위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세계선수권에서도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베테랑 강자다. 최강자로 군림하다 무릎 부상으로 하향세를 탔지만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6번째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올해 마린과 두 번 만나 모두 이겼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결승전에 나서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후 라켓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세계배드민턴연맹 공식 홈페이지


준결승전에서 안세영은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천위페이와 1세트 접전을 벌였다 초반에는 5-1까지 앞섰지만 천위페이의 반격에 16-16 동점까지 추격 당했다. 고비에서 안세영이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천위페이의 범실을 유도해 3연속 포인트를 올리며 19-16으로 달아났다. 천위페이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20-19, 한 점 차로 좁혀졌다. 안세영은 랠리 싸움에서 힘으로 맞서다 세트 포인트를 코트 빈 곳에 꽂아넣었다.

2세트도 중반까지는 시소게임이 이어지며 15-15까지 맞섰다. 안세영은 끈질긴 수비로 천위페이의 힘을 뺐고 기습공격으로 포인트를 뽑아 달아났다. 승부처에서 몰아붙인 안세영이 결국 2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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