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에 "보수진영 분열 일으키는 이슈"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이 육군사관학교 교정 내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 이전 방침에 대해 "윤석열 정권이 뉴라이트 사관에 경도돼 국민 통합과 거꾸로 간다"며 "'친일 정권'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 유승민 전 의원./사진=미디어펜


유 전 의원은 지난 28일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이 상황을 보면서 윤석열 정권이 국민 통합과 완전히 거꾸로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방부나 육사는 아무 생각이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지난 28일 오후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입장' 자료를 배포해 육사 교정 내 독립운동가 5인 흉상을 모두 이전하는 것 대신 홍범도 장군 흉상만 옮기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 논란은 뉴라이트 사관(자유시장·보수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극우적 사관) 문제가 불거진 건국절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며 "헌법 전문에 정의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 계승'이라는 역사적 정체성을 좁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은 박정희 대통령이 건국 훈장을 추서한 분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잠수함을 홍범도함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라며 "윤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논하는 것은 박정희, 박근혜 대통령이 했던 것조차 부정하면서 보수 진영의 분열을 일으키는 이슈"라고 평가했다.

또 "게다가 육사에는 홍범도 장군 외에도 이회영, 이범석, 지청천, 김좌진 장군 네 분의 흉상이 있는데, 이분들은 공산주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국방부가 다섯 분 흉상을 모두 철거한다고 했다가 홍범도 장군 흉상만 옮기기로 한 것은 원칙·기준이 없다는 것을 실토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독립군 영웅 동상을 철거하고 거기 백선엽 장군 동상을 세우겠다는데'라고 짚자, 유 전 의원은 "그것도 이상하다. 백선엽 장군은 현충원에 모시지 않았는가"라며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내가 역사를 바로세우겠다'며 뉴라이트 이념에 너무 경도된 듯하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같은 날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윤석열 정권 도우미'라고 주장하며,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년 민주당은 야당도 아니고 완전 바보들이다. 국회에서 많은 의석을 갖고도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라며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엮여서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도 못하고 1년 동안 질질 끌려왔으니, 이게 무슨 야당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양평 고속도로,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사건 등에 대해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라며 "지금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도우미다. 이재명 대표 체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한국에 야당은 없을 것"이라고 맹폭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검찰 탄압으로 당대표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주장이 있는데'라는 지적에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대표직에서 물러나 자신의 혐의를 해결하고 정치에 복귀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휘두르니 민주당 내부에서도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양심적인 목소리가 안 나오는 상황"이라며 "그건 윤석열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걸 도와주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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