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6월부터 지속 상승세…8월 넷째 주 배럴당 14달러
감산·엔데믹 수요 증가 영향…정유사 하반기 실적 상승 기대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유사들이 정제마진 급등세에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고심하던 업계가 정제마진 반등으로 모처럼 웃음을 되찾은 모양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14.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첫째주(16.1달러) 이후 1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23일에는 15.05달러까지 치솟았다.

   
▲ 석유 시추 시설 모습./사진=한국석유공사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동력비 등 정제 비용을 제외한 이익이다.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선으로, 정제마진이 높을 수록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는 싱가포르 정제마진 평균치가 6.1달러에 머무르며 작년 같은 기간(14.84달러) 대비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2분기에는 정제마진이 2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며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 상승이 본격화해 6월 마지막주 배럴당 3.8달러에 그쳤던 정제마진은 7월 첫째주 4.4달러로 반등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해 8월 첫째주 11.5달러로 지난 1월 넷째주 이후 27주 만에 10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8월 둘째주에는 배럴당 10.9달러로 주춤했지만 셋째주 다시 13.1달러로 반등했고 넷째주에는 14.2달러를 찍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정제마진 상승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조치를 하면서 국제유가가 올라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제과정에 소요되는 2~3달 뒤에 정제마진도 본격적인 영향을 받는다.

또한 엔데믹 이후 여름철 활동량이 많아지는 시즌을 타고 미국 등에서 항공유 수요가 급증했고,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수요 증가 기대감을 늘렸다.

한 가지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부동산 부실로 금융권 재정이 악화돼 경제가 침체된 상태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석유 수요가 줄어들면 유가와 정제마진도 낮아질 수 있다. 중국 경제 상황이 장기화될 지 단기적 위기에 그칠 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하는 실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국이 조기에 경제 상황을 수습한다면 정제마진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하반기 정유사 실적 회복과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한편, 정유사들은 외부 변수에 의한 실적 등락을 확인한만큼 신사업 추진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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