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회 행안위, ‘이태원 참사 특별법’ 야당 단독 의결
국민의힘, 특조위 균형성 문제 삼아 표결 전 집단 퇴장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요구하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마침내 국회 상임위의 문턱을 넘어섰다. 참사가 벌어진 지 306일 만의 일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전체회의 일정 미합의와 특별조사위원회의 균형성 문제를 이유로 법안 처리에 반발하고 집단 퇴장했다.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는 이태원 참사의 독립적 진상조사를 위한 내용이 담겼다.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특별검사 임명을 위해 국회 의결을 요청토록 했으며, 참사 희생자 및 유족에 대한 피해 배상안 등이 포함됐다.

특별조사위원회는 국회의장 추천 1명, 여야 추천 각각 4명, 유가족 단체 추천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토록 했다.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8월 3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의결에 반대하며 퇴장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여당은 특별조사위원회가 야당 편파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고 반발하며 법안 처리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특별조사위원회 11명 구성이 (여당 대 야당) 4 대 7로 구성할 수 있게 해놨다"며 "도대체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나"라고 반발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이태원 참사는 좁은 골목길에 인파가 몰려 난 사고로 그 원인이 간단하다"며 "우리 국민은 사고에 대한 의혹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반면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원인이 간단한데 왜 못 막았나"라면서 "(참사 당일) 10만 넘는 인파가 운집한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112 신고가 빗발쳤는데 원인이 간단하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도 특별법 처리를 위해 협의를 시도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은 여당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국민의힘은 파행과 불참으로 일관했다.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려는 모습을 재연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표결에 앞서 집단 퇴장했고, 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해 법안을 가결시켰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오늘) 독립적 조사 기구 설립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여당 또한 남은 입법 절차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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