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적 경제전망에 연연말고 대책마련 서둘러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 경제부 백지현 기자
하반기 첫달부터 경기지표가 심상치 않다. 7월 국내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떨어졌다. 지난 1월 이후 6개월만의 '트리플 감소'다. 설비투자는 8.9% 줄어 11년만에, 소비는 3.2% 감소해 3년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생산은 0.7% 줄어 지난 4월(-1.3%)이후 3개월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전체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7.8% 떨어졌다. 내수 출하는 2.4% 떨어졌고, 수출 출하는 35년만에 최대인 14.5% 감소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같은 결과에 여름철 기상악화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 경기가 나아진다는 큰 흐름에선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지표가 온통 잿빛임에도 정부는 '일시적 요인'에 무게를 두며 경기가 상반기에 저점을 지나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상저하고(上底下高)'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7월 한 달간의 수치로 향후 경기를 예측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각종 지표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인 신호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상황을 낙관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데 우려가 크다.

하반기엔 경제회복의 호재보단 대내외 악재가 도처에 깔려있다. 가계부채와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경기를 방어할 가계소비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518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4% 줄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8월 수출은 작년보다 21% 줄어 1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가 하반기 경기 반등요인으로 꼽고 있는 중국경제가 흔들리면서 대중 수출전망도 어둡다.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5%로 내린 가운데 국제기관들은 5%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우리나라 수출 회복세도 장담할 수 없다.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불투명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윤석열정부 경제팀에게는 '긴장감'이나 '위기의식'이 결여된 듯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회복세를 근거로 "현 경기 흐름 전망에 변화 없다"고 했다. 상저하고 전망에는 "문제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추 부총리는 "내부 흐름을 보면 물량 지표들이 살아나고 있고 수출 감소 폭도 줄고 있다"며 "9월부터 무역수지가 흑자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고 10월부터는 수출이 플러스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섣부른 우려로 불안심리를 자극해 경제활동을 위축시켜선 안 된다. 정책 결정자들의 과도한 낙관론은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방해한다. 이제라도 낙관적 전망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한국경제 회복을 위한 비상한 각오로 대응책을 내놓을 때다. 안이한 태도로 안주하다 미미한 경기회복의 불씨마저 꺼트리면 그땐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을 낳는다. 기회를 놓쳐 '만시지탄'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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