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내년 4.10 총선 '수도권 위기론'으로 불안한 국민의힘이 '계파 초월' 인재 영입을 내세우며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준석계로 불리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회동을 갖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3.8 전당대회 이후 5개월 만이다. '계파 초월'을 외친 김 대표가 '비윤계'까지도 포용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지난 31일 전북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해 현장 최고위를 열었다. 김기현 지도부가 전북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이날 천 위원장과 순천의 한 국밥집에서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김 대표 측에서 먼저 제안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위원장은 김 대표를 만나 '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로 호남 민심 이반이 심각한 만큼 중앙 당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 내 다양성도 존중해 달라고 쓴소리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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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하고 있다. 최고위는 이날 순천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었다. 2023.8.31./사진=연합뉴스 |
천 위원장은 김 대표와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항상 연포탕을 강조하는데 저는 그 연포탕에 대해 억지로 포용하기보다 오히려 다양성을 존중해 우리 당에서 발언이 자유롭게 나오고, 다양한 자기 소신이 있는 얘기를 하더라도 ‘배에 안 태워 준다’는 협박을 안 당하는 쪽으로 가야 제대로 된 통합이 이뤄지는 것 아니겠냐는 말씀을 많이 드렸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 드렸고 김 대표가 전남 동부권, 특히 순천의 경우는 우리 당에서도 굉장히 좋은 자산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매우 자유롭게 언로가 열려 있고 소통이 이뤄지는 당”이라며 “획일적 목소리만 강요하는 정당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천 위원장이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만큼, 김 대표가 이날 만남을 계기로 이준석계는 물론 당 내 경쟁력 있는 '비윤계' 인물 모두를 끌어안으려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연수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우리 당이 전국 선거를 주도하려고 한다면 무엇보다 좋은 인물이 앞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라며 “계파를 초월해야 하고 개인적 호불호는 아무런 상관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모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전통 보수층 외에 중도층과 2030세대의 표가 필요하다. 김 대표가 2030세대의 인기를 업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나 그 외에 중도층을 움직일 수 있는 확장성 있는 인물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전 대표 외 중량감 있는 비윤계 인사들로는 원내에는 안철수 의원이, 원외에는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있다. 특히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수도권과 중도층 모두에게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내부에서 싸움이 있을 때가 있고 외부를 상대로 싸워야 할 때가 있는데, 이제 '친윤' '비윤'을 떠나서 우리 편을 서서히 끌어모아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흩어짐은 우리한테 유리할 게 없지 않나.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모든 힘을 끌어 모아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가 비윤계 모두를 포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향한 수위 높은 비판을 연일 쏟아 내는 유 전 의원의 경우 '이미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다수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내년 총선 수도권 승리를 위해 역할을 맡길지도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비윤' 포용 가능성에 대해 "선거 전략 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대통령과 윤핵관 모두) 감정적인 거부감, 반감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선거가 어렵더라도 합리적인 판단은 무의미 한 것 같다"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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