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식 KDB대우증권 상품개발부 팀장
미국의 금리인상은 경제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쯤을 들어봤을 만큼, 전세계 투자자의 화두이다. 이르면 올해 9월, 늦어도 연내에는 시작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투자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금리가 올라가면 가장 직접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채권의 경우, 미 10년물 금리는 올해 연초 2.17%에서 현재 2.34%수준으로 높아졌다. 채권 금리가 높아진 만큼 미국 국채 10년물에 투자한 채권투자자는 손실을 경험했을 것이다.

실제로는 미국 국채 외에도 글로벌 채권은 물론 주식과 부동산까지 버블이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자산이 버블을 논할 정도로 가격이 부담스러운 국면이라면, 과연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가장 간단하게 알아보는 방법으로는, 실제 시중금리가 상승한 2015년 연초이후의 각 자산별 수익률을 추적해서 과연 어떤 투자자산이 금리인상 시기에 좋은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찾아보는데서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다.

2015년도 연초 이후 가장 성과가 좋은 자산은 1위가 아시아주식으로 5.6%가 상승했고, 2위는 미국주식, 3위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이다.

반대로 가장 성과가 나쁜 것은 연초 이후에만 -7%이상 손실을 본 미국부동산(리츠)과 원유MLP주식이 있고, 다음으로 원자재 투자상품의 성과가 부진하다.

즉,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과 고배당자산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인데, 금리가 높아지면 임대수익이나 배당수익 매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작년에 고배당을 무기로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MLP(마스터합자회사)펀드나 (고배당)멀티인컴펀드는, 높은 배당수익률은 지속될지 몰라도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 시기에는 자산가격의 하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큰 상품인 것이다. 심지어 MLP펀드는 투자위험(변동성)이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도 높다.

또, 연초 이후 성과가 부진한 원자재 투자상품의 경우에는 공급과잉이라는 원인도 있지만, 최근 유가가 다시 하락하고 금/은의 가격도 계속 낮아지는 것은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 달러화 가치의 상승 때문이다. 결국 미국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달러가 강해지면서 원자재도 하락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 미국 금리 인상이 가까워 질수록 달러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미국 달러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사진=연합뉴스

정리하자면 금리인상 시기에 부동산(리츠), 고배당주식(자산), 원자재(금/은/원유 등), 멀티인컴 펀드는 위험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은 투자상품이다.

그렇다면, 금리인상시기에 투자할 만한 자산은 뭘까?

가장 먼저 일본주식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의 금리상승이 달러강세와 유가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 두 가지 환경으로 수혜를 받는 곳은 일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본주식보다 더 매력적인 건 일본의 전환사채이다. 일본 전환사채시장은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데, 채권의 이자는 낮지만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고 주식가격이 상승할 경우 높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최적상품이다.

두 번째는 미국 변동금리부 채권이다. 우리나라에는 미국뱅크론, 미국시니어론, 미국금리연동채권 등 다양한 이름으로 소개되었는데, 채권투자상품임에도 금리상승시 손실이 나지 않는 구조이다.

이유는 금리가 상승하면 이에 맞춰서 지급하는 이자금액이 같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미국 변동금리부 채권상품은 평균 4~5%의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지금 투자하더라도 연 4~5%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자산이다.

마지막으로 증권사의 달러RP(환매조건부채권)를 꼽을 수 있다. 앞서 미국 금리인상이 미국 달러의 가치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미국 금리 인상이 가까워 질수록 달러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미국 달러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
 
통상 유동성이 축소되는 시기에는 자금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는데,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미국 달러만한 안전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달러가치 상승에 투자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달러화에 투자하는 것이다. 은행의 달러예금보다 증권사의 달러RP를 추천하는 이유는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은 연 0.5% 내외인 반면, 증권사의 달러RP는 연 1.0%내외로 차이가 크다. 환차익은 과세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추후 달러화가 비과세 수익이 발생한다. 물론 두 상품 모두 0.5%~1.0%의 이자수익은 과세가 된다. [글/ 김경식 KDB대우증권 상품개발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