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부 연구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실수로 유출했다. 연준은 기준금리가 올해 4분기 0.35%, 내년 4분기에는 1.26%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이 지난달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사용된 내부 전망자료가 실수로 유출했다고 밝혔다며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 자료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발표한 이후인 지난달 29일 연준의 사이트에 게시됐다. 통상 연준의 내부 전망 자료는 FOMC 의사록이 출간된 지 5년 후에 공개된다.
이번 자료에서 연준 연구원들은 현재 0∼0.25% 수준인 기준금리가 올해 4분기에는 0.35%로 인상되고, 내년과 내후년 4분기에는 각각 1.26%, 2.12%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달 FOMC가 공개한 위원들의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당시 17명의 위원들은 내년 4분기 기준금리가 평균 1.625%. 2017년 말에는 2.875%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FOMC의 공식 전망은 연내 두 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시사했으나, 이번 자료를 보면 금리 인상이 1번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연준 연구원들은 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2.3%, 내년 2.4%, 2018년에는 2% 이하로 전망했으며, 물가 상승률은 2020년까지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 유출 사실이 알려지자 연준은 이 자료가 부정확한 자료이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위원들의 견해와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연준의 자료 유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한 투자정보제공기관이 FOMC의 의사록이 공개되기 하루 전에 의사록 내용을 정확히 예측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법무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옐런 의장 등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또 2013년 4월에는 연준의 연락 담당직원이 FOMC 의사록이 공개되기 19시간 전에 의사록 사본을 100명 이상에게 이메일로 전달한 바 있다.
웰스파고증권의 마크 비트너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기밀 정보를 보호하고 시장에 민감한 정보를 공정하게 공개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젭 헨살링 하원 금융위원장도 "자료 유출이 반복되는 연준에 대해 개혁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