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팔꿈치 수술을 딛고 부활에 성공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4승을 위해 다시 출격한다.

류현진은 7일 오전 4시 37분(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예고됐다. 4승 재도전 무대다.

3연승을 달리던 류현진은 지난 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서 5이닝 2실점 투구를 하고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 필드에서 5회까지 2점밖에 내주지 않았고, 4-2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물러났는데 불펜이 리드를 지켜주지 못했다.

4연승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류현진은 연이은 호투로 기대에 부응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1년 2개월의 공백 끝에 복귀해 재기가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에이스'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그 기세를 몰아 이번 오클랜드전에서 4승을 노린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류현진의 4승 수확에 유리한 점이 있다. 우선, 상대팀 오클랜드는 최약체다. 오클랜드는 42승 96패(이하 기록은 6일 현재)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일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꼴찌팀이다. 타선도 허약해 팀 타율이 0.224로 가장 낮고 류현진에게 별로 위협적인 타자도 없다.

오클랜드의 선발 맞상대는 좌완 J.P 시어스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투수로 올 시즌 성적은 3승 11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하고 있다. 복귀 후 6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48의 성적을 낸 류현진과 비교하면 한 수 아래다. 토론토 타선이 공략하기에 까다로운 투수는 아니다.

그래도 등판을 앞둔 류현진에게 걱정스러운 점이 생겼다. 좋은 배터리 호흡을 맞춰왔던 포수 대니 잰슨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다. 잰슨은 오른손 중지 골절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에 올라 류현진의 공을 받아주지 못한다. 토론토 입단 후 류현진은 총 292이닝을 던지는 동안 잰슨과 배터리를 이룬 것이 215⅓이닝이나 된다, 이번에 복귀해서도 류현진이 빨리 안정을 찾으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는 잰슨의 든든한 도움이 있었다.

류현진은 백업 포수인 알레한드로 커크 또는 타일러 하이네만과 호흡을 맞추게 되는데, 아무래도 익숙치 않아 신경이 더 쓰일 것으로 보인다. 3루수 맷 채프먼, 유격수 보 비셋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주전 포수마저 부상으로 이탈해 토론토는 수비와 함께 타선도 허전해졌다.

토론톤의 불안한 불펜진도 류현진의 4승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앞선 콜로라도전에서도 류현진이 만들어놓은 리드를 날려버렸던 토론토 불펜투수들은 5일 오클랜드전에서도 또 불을 질렀다. 선발투수 호레 베리오스가 6이닝 2실점 호투하고 3-2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났는제 이어 등판한 이미 가르시아가 동점 솔로홈런을 맞고 베리오스의 승리를 날렸다. 토론토는 연장전 끝에 6-5로 이기기는 했지만 10회초 3점을 내고도 10회말 2실점하며 진땀을 흘렸다. 

류현진이 이번에 나흘 휴식 후 등판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부상 복귀 후 류현진은 최소 5일 이상 휴식한 후 마운드에 올랐는데, 오클랜드전은 4일 휴식 후 나선다. 투구수 관리를 해왔기에 큰 걱정은 아니지만 등판 간격이 당겨지면서 투구 리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류현진의 승리는 토론토에 더 절실해졌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4위에 머물러 있지만 3위 텍사스 레인저스와는 불과 0.5게임 차다. 텍사스만 따라잡으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앞으로 매 경기 승부가 중요한데, '이길 수 있는 카드' 류현진 등판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수를 추가해야 한다. 류현진도 그런 각오로 마운드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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