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년 전 비해 9.9절 대표단장 격 낮춰…“북러 밀착에 다른 시각 추정”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9월 9일 정권수립 75주년 경축행사를 열어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또다시 동시에 초청할 전망이다. 

지난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북한은 ‘전승절’로 부름) 70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연달아 중러 인사들을 불러들이는 것으로, 북한 노동신문은 7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국무원 부총리인 류궈중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당·정부 대표단이 방문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이번 9.9절 행사에 정부 대표단을 보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는 지난 2일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9.9절 행사를 언급, “러시아의 참가는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이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응해 중국·러시아와 연대를 꾀하는 상황과 관련해 통일부는 “이번 중국정부 대표단장을 볼 때 경제협력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통일부의 이 같은 분석은 최근 북한·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교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류궈중이 현재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국무원 부총리라는 점에서 북한과 경제 협력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 분야 협력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지난 27일 북한의 해군절(8.28일)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2023.8.29./사진=뉴스1

이 당국자는 이어 “류궈중 부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고향인 산시성의 당서기 출신으로 국무원 부총리에도 비교적 짧은 기간 내 승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시 주석의 측근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류 부총리는 북중 교역의 핵심인 지린성 성장을 역임해 북한 문제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5년 전 9.9절엔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공산당 서열 3위)을 단장으로 북한에 파견한 바 있어 이번 대표단장의 격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통일부 당국자는 “중국 입장에선 북러 간 밀착을 마냥 환영하기 어려운 입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러가 밀착하는 만큼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면서 중국에 대해 압박할 것을 우려할 수 있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5년 전 9.9절 70주년 때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을 파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9절 기념행사 직후인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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