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발 내우외환에 이재명, ‘단식’ 승부수
'명분' 지적 불구 정당 지지율 7%p 상승…지지층 결집‧내홍 수습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으로 내우외환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단식 11일차에 접어든 이 대표가 살신성인의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지지층이 결집되고 내홍이 잦아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정기국회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31일 돌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윤석열 정권의 폭주에 맞서 ‘최후의 보루’로 단식에 돌입한다는 명분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에 냉혹한 평가가 줄을 이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으로 체포동의안이 예고된 상황에서 단식에 돌입하는 것은 사법 리스크 회피용이라는 지적이다.

   
▲ 단식 5일차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4일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특히 지난달 28일 정기국회를 대비해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서조차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요구가 분출된 바 있어, 단식이 곧 ‘방탄’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이끌고 있는 새로운선택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선언할 것은 무기한 단식이 아닌 구속영장 심사를 당당하게 받겠다는 선언”이라며 단식을 방탄용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지난 2일 “이 대표의 단식은 다른 정치인들의 단식과 다르다”며 “정치적 투쟁을 위한 단식이 아닌, 자신의 구속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발버둥”이라면서 “개딸들을 결집하기 위한 내수용 단식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 단식에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분출되고 있지만, 지난 9일 이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함으로써 반격의 계기가 포착되고 있다. 동정여론이 일어 정당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정당 지지율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것에 따르면 답보에 빠졌던 민주당 지지율은 이 대표 단식 후 7%p 수직 상승했다. 중도층과 핵심 지지층이 이 대표 단식을 계기로 결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검찰이 오는 12일 6차 소환 조사를 통보한 상황에서 이 대표 건강에 변수가 발생할 경우 동정여론은 더 강하게 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된다. 

비명계가 이 대표의 단식에도 연신 ‘퇴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거세지는 동정여론에 부담을 느껴 선뜻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서 무기한 단식 투쟁 중이고 지지자들도 대표를 응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계파 갈등이 있다고 하지만 단식 투쟁 중인 대표를 외면하기에는 상당한 부담 일 것”이라며 이 대표의 단식이 당을 결집시켜 사법 리스크와 내홍을 잠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했다. 2023년 9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