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12일 EEF 본회의 참석 블라디보스토크 북러정상회담 예상
러시아 4년 전과 달리 침묵, 장소 바꾸거나 극비리 진행될 수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이 10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개막한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11일 출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서 12일 EEF 본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까지 열리는 EEF 계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면 김 위원장은 늦어도 11일 출발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전용 방탄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육로를 이용해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20시간가량 소요된다.

김 위원장은 10일까지도 평양에 머무르면서 정권수립 75주년(9.9절) 관련 일정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이날 민방위무력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이후 11일 현재까지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 등으로 이동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국방부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있고,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10일 북한 시찰단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인 연해주 하산역을 방문했다고 일본 TBS 계열의 민영방송 네트워크 JNN이 보도했다. 이들은 가슴에 북한 배지를 달고 있었으며, 역에서는 청소와 페인트칠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 민영방송 네트워크 ANN은 “하산역에 붉은 융단이 깔려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2023.4.25./사진=크렘링궁 홈페이지

그런 한편, 김 위원장의 방러를 한국과 미국 등에서 주목하고 있는 만큼 전용열차가 아닌 다른 이동수단을 통해 다른 경로로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EEF 개막 당일에도 북한과 러시아는 김 위원장의 방러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이는 4년 전인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당시 회담 6일 전에 러시아측에서 회담 일정을 먼저 공개한 것과 대비된다. 

따라서 이번에 북러 정상이 회담 일정을 미루고 모스크바나 하바롭스크 등 다른 장소에서 전격 회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국정원도 김 위원장이 예상과 다른 경로를 이용하는 ‘깜짝 행보’를 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럴 경우 북러 정상회담을 극비리에 진행하면서 예견되던 북러 간 무기거래 관련 증거를 감추려할 수도 있다.

이번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만남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북한의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받고, 북한은 인공위성 및 핵잠수함의 첨단기술과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있다. 이난 7월 27일 6.25전쟁 정전협정일을 전승절로 부르며 경축행사를 연 북한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상이 방문해 무기전시회를 둘러보고 평양 김일성과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하면서 예견돼왔다.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10일 “러시아와 북한 모두를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CBS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이유 없는 전쟁과 그들(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할 것이라는 생각을 살펴보면,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러시아는 이미 전략적 실패를 경험했고, 그들이 절박하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아직도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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