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덴마크 무대로 진출해 '골 넣는 스트라이커'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조규성(미트윌란)이 천금의 결승골로 클린스만호의 첫 승을 이끌어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6경기 만에 처음 거둔 승리였다. 이전까지 클린스만호는 5경기를 치러 3무 2패에 머물러 있었다.

이 경기 결승골의 주인공이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선발 출전해 손흥민과 투톱 역할을 하며 골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는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공식 SNS


전반 32분 이재성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돌파해 들어가다 가운데로 패스를 찔러줬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보고 이 볼을 슬쩍 흘려 황인범 쪽으로 보냈다. 황인범이 곧바로 문전으로 패스했는데 수비 맞고 튀어올랐다. 이 볼을 조규성이 머리로 받아 넣어 골을 뽑아냈다. 다소 운이 따르긴 했지만 좋은 위치를 잡고 있던 조규성이 정확한 헤더로 터뜨린 골이었다.

조규성의 A매치 골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2골)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가나전에서 그림같은 두 골을 모두 헤더로 장식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조규성이 다시 한 번 머리로 존재감을 뽐냈다.

조규성의 이 골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큰 선물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엄청난 비판에 직면해 있었다. 부임 후 5경기를 치르면서 승리도 없었고 뚜렷한 축구 색깔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재택근무' 논란에 기자회견 회피, 불필요한 발언 등이 겹치며 사퇴 압박 여론이 들끓고 있었다.

이날 사우디전에서 한국은 이기기는 했지만 사실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도 있었고, 착실한 팀 플레이보다는 선수들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도 그대로였다.

그래도 승리 결과는 중요했다. 11월이면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이 시작되고, 내년 1월 아시안컵도 기다리고 있다. 승리 한 번 제대로 못하는 가라앉은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이 시급했고, 조규성이 헤더 골로 그 역할을 해냈다.

조규성은 지난 7월 덴마크의 미트윌란에 입단했다.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유럽 진출로 이어졌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빅리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팬들도 있었지만 조규성은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인 미트윌란을 선택했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개막전부터 결승골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더니 리그 3경기 연속골로 단번에 팀 간판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았다. 

컨퍼런스리그 예선전 골 포함 미트윌란 입단 후 11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한 조규성은 대표팀에서도 모처럼 골 맛을 봤다. 클린스만호의 강력한 공격 옵션임을 입증한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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