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개월 새 30% 폭등…나프타 가격 인상, 생산비용 증가로
친환경 재활용·첨단 소재 개발 등 신사업으로의 전환 속도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최근 고유가 현상에 업황 악화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닌 만큼 지속적인 신사업 추진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지난 6월 67.12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뒤 3개월만에 30% 가량 유가가 폭등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 비용 상승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석유화학 대부분 제품들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원료로 한다. 나프타 구매 가격 상승은 곧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 악화를 뜻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폭등하기 전인 지난 6월 1톤당 519.79 달러에 거래되던 나프타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톤당 692.48달러로 치솟았다. 3개월만에 33.2%나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에틸렌 가격은 715달러에서 810달러로 상승했다. 나프타 가격이 172.6달러 오를 동안 에틸렌은 95달러 상승에 그쳤고, 이에 따른 에틸렌 스프레드는 1톤당 118 달러로 떨어졌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제품가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금액으로, 정유업의 정제마진과 비슷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에틸렌 스프레드 300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중국 제품의 해외 수출 확대도 부담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올해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1200만 톤으로 확대 결정했다.
 
중국 정부는 특정 기한을 정해 국가 차원에서 석유제품 수출량을 쿼터로 제한하는데 향후 새로운 쿼터제가 발표될 때까지 1200만 톤의 수출을 허용한다는 지침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00만 톤을 훌쩍 넘어가는 수치다.
 
중국 정부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 확대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부담이다. 중국산 저가 석화 제품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업황을 둘러싼 부정적 시그널이 지속되면서 업황개선과 무관하게 친환경 신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외에도 플라스틱 재활용, 바이오 소재 개발 등 신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들이 추진하지 않는 바이오 사업에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여 2030년 신약으로만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리사이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재활용 소재 활용 패키지, 재생에너지 사업개발, 친환경 소재 화장품 패키징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첨단 소재를 강화하고 있다. 올 하반기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NB라텍스 시제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을 줄인 '그린 NB라텍스' 시제품을 선보인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최근 고유가 기류는 부정적 요인"이라며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분화해 석유화학 분야의 부담을 덜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와 마찬가지로 석유화학사들도 국제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업황의 유불리와 무관하게 미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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