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인공지능(AI) 선도국 미국이 후발 주자인 중국의 관련 기술 역량이 높아질수록 견제 수위를 한층 더 높일 것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인공지능의 혁신 특성과 글로벌 경쟁구조: 미중 AI 경쟁의 동향과 시사점'을 통해 "AI를 둘러싼 미중 경쟁이 점차 증폭하면서 표준, 통상, 규제, 반도체, 융복합 산업, 안보와 국방으로까지 확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생성형 AI가 아직은 복제 학습 혹은 검증 단계에 머무는 것으로 보이지만,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이른바 'BAT' 대기업과 다양한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2019년부터 국가 안보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자국 AI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시작하자 이를 우회하려는 차원에서 AI를 경량화하거나 산업 특화하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실례로 센스타임과 텐센트 푸단대학교, 넷이즈, JD닷컴, 콰이쇼우, 차이나텔레콤 등이 지난 3년간 중국에서 출시한 산업특화 LLM(거대언어모델)은 79개에 달한다.

이러한 중국의 본격 '참전' 이후 미중 양국의 갈등은 AI의 여러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그중 가장 핵심이 되는 분야로 데이터의 개방과 AI의 신뢰 문제가 꼽힌다.

데이터의 유통과 활용에 대해 미국은 초국적 유통과 개방을 강조하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데이터를 주권 차원에서 다루기 때문에 단순 기술과 시장 보호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를 결정하고 국제 데이터 규범을 새롭게 설정하는 이슈를 중시하고 있어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디지털 분야의 기술 혁신에서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글로벌 통상과 양자, 다자간 협력 거버넌스의 중요성에 대해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리도 양자택일형 전략을 선택하기보다는 디지털 생태계의 지정학적 입지 확보와 자국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략을 탄력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AI 기술 패권과 경제 안보에 편승하되 중국과는 핵심 자원 등 섹터 전략과 데이터 주권 같은 지역 안보 주의에 협조하는 방식을 통해 현실적 자구책과 돌파구를 마련하는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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