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매년 자동차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은 가시밭길 그 자체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재까지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현대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가 임단협을 마무리한 상태다. 기아와 한국GM은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곳은 KG 모빌리티다. 회사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8월1일까지 17차 협상을 통해 △기본급 5만 원 △본인 회갑 1일 특별휴가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이후 임금 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합의안이 56.5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르노코리아도 노사가 도출한 잠정 합의안이 투표 참여자의 57.1% 찬성으로 통과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 원 인상  △타결 일시금 270만 원  △변동 PI(생산성 격려금 노사 합의분 50%) 약 100만 원  △노사 화합 비즈 포인트 약 31만 원  △영업사업소 수익성 개선 및 유지를 위한 노사 공동 노력 등이 포함됐다.

노사가 팽팽하게 대립하며 좀처럼 타결점을 찾지 못하던 현대차도  23차례 교섭 끝에 합의안을 마련, 지난 18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대비 찬성 58.8%로 가결됐다.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차가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형제 브랜드 기아는 물론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기아와 한국GM은 여전히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아 노사는 여전히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14일 기아 노사는 10차 본교섭을 열었지만 노조 교섭위원들의 집단퇴장으로 결렬됐다. 이 자리에서 노조측이 사측이 전달한 1차 제시안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일 회사는 11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300%+800만 원(타결 시 200%+800만 원, 12월 말 100%) △특별 격려금 250만 원(타결 시 지급) △생산 목표달성 격려금 100%(타결 시 지급) 등을 담은 임금안을 제시했다.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인상분은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사측과 합의한 기본급 인상분과 같은 수준이다. 노조는 회사 제시안을 검토해 추가 교섭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금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 연장 △주4일제 및 중식 시간 유급화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매년 파업 카드로 사측을 압박하며 무리한 요구 사항을 제시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때문에 국민들은 고연봉의 현대·기아차 노조에 대해 '귀족 노조의 배부른 소리'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낸다.

특히 올해는 자동차 업계가 어려운 코로나 시기를 지나 실적의 정점을 달리는 상황에서 파업카드를 꺼내 든 노조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셌다.

노조는 합리적이고 상식적 수준에서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본인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회사에 손실을 입혀서는 안된다. 개인의 이익에 앞서 회사와 상생이 우선돼야 한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