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TV, 가전...중국산 활약 두드러져
국내 기업들 바짝 긴장 "아차 하면 따라 잡혀"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스마트폰을 비롯해 TV, 가전 등 주요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Made in China'로 조롱을 받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한국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폴더블폰을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가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점유율을 점차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가전 등 주요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Made in China'로 조롱을 받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한국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태극기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사진=연합뉴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폴더블 시장 점유율은 82%를 기록했으나, 올해 68%(1250만 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들이 해외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면 폴더블 스마트폰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의 활약은 TV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올해 2분기 출하량은 6% 감소한 125만 대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중국 기업이 꽉 잡고 있는 프리미엄 LCD 시장은 8% 증가한 344만 대를 기록했다.

개별 기업 별로 살펴 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 감소했고, 매출도 8% 줄어들며 매출 점유율은 44%로, 2%p 줄었다. OLED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LG전자도 출하량과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3%, 16% 하락했다. 매출 점유율 역시 3%p 떨어진 21%에 그쳤다. 

반면 중국 최대 TV 생산업체인 TCL은 출하량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53%씩 올랐고, 점유율은 8%에서 12%로 증가하며 일본 소니를 제치고 전체 3위에 등극했다. 또 중국의 하이센스도 출하량이 125%, 매출은 118% 성장하며 전체 4위로 점유율 순위가 올랐다.

앞서 중국은 '저가 물량 공세'를 통해 LCD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인 OLED로 눈을 돌렸지만, 이 역시 중국이 매섭게 쫓아오고 있어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아직은 중국이 스마트폰과 TV 모두 내수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어 글로벌 출하량은 낮은 상태라는 점이다. 다만 향후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게 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미 틈새 가전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최근 필수 가전으로 꼽히고 있는 로봇청소기 시장의 경우 국내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틈을 타 중국 업체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팅크웨어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샤오미의 협력업체인 로보락은 국내 가정용 청소기 시장의 46.1%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시장 매출은 1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480억 원) 2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다 중국 내수 로봇 청소기 점유율 1위 업체인 에코백스도 지난해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의 1세대 로봇기업인 유진로봇은 한국 시장에서 가정용 로봇 청소기 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에브리봇이 Q3, Q5를 출시해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중국 업체의 인지도나 점유율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감당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 입어 매섭게 추격해 오는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선 초격차 전략이 필요한데, 그렇게 경영에만 집중하기엔 국내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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