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뜬끔없다며 거절하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영수회담의 목적으로 민생을 내세워 압박하고 있다.

24일 간의 단식 후 회복 치료 중인 이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께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드린다”며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와 관련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를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는 “정치는 상대의 다른 생각과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이 공감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 아니겠나”라며 “대통령과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께 일말의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국민의 삶이 반걸음이라도 나아진다면, 이 모두가 국정을 전적으로 맡은 대통령님과 정부 여당의 성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 간 회담이 먼저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위기 모면용 제안이라며 영장 기각과 관계없이 이 대표는 여전히 피고인이자 피의자라는 점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비리 의혹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영수회담 요청을 여러 차례 거절해왔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 “장관 탄핵, 총리 해임은 물론 정쟁으로 국회를 멈춰 세운 채 산적한 민생법안을 묶어 놓고선, 뜬금없는 떼쓰기식 영수회담 제안은 앞뒤도 맞지 않을뿐더러 진정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격에도 맞지 않는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형사 피고인’으로서의 책임을 희석하는 신분세탁 회담에 매달리지 말고, 진정한 민생정치 회복을 위해 국민의힘이 제안한 여야 대표 회담에 먼저 진정성을 보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영수회담 반대 근거로 쓰여 온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영장 기각으로 사실상 해소됐다면서 대화 실종의 책임을 여권에 돌렸다. 또 국민의힘이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하며 대통령의 즉각적인 회담 수용을 촉구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법원의 영장 기각에도 여전히 이 대표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여당의 무도한 정치공세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다 조작이고 증거가 하나도 없다면 100% 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것’이라던 한동훈 장관의 호언장담은 어디로 갔느냐”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지난 1년 반 동안 야당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방탄’만 외치며 정치공세를 해 온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면서 “그렇게 1년 반을 대한민국과 국회를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고 반성하지는 못할망정 또 야당을 비난하느냐”라고 되물었다.

강 수석대변인이 “대통령이 여당 총재이던 시절에나 통하던 영수회담”이라며 격에 맞지 않는다고 한 데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대통령이 무슨 전제군주인가. 만나지도 대화하지도 않으며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무슨 협치인가”라고 반박했다.

또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협치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진정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겠다면 야당을 모욕하지 말고 영수회담에 응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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