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3연패로 향하는 길에 중국은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황선홍호가 개최국 중국을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중국과 8강전에서 2-0으로 이겼다.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4일 우즈베키스탄과 만나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눌렀다.

   
▲ 송민규가 골을 터뜨리자 황선홍 감독이 환한 표정으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는 분명 중국보다 앞서지만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중국의 홈 텃세, 5만여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심판의 편파 판정 등 경기 외적인 변수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기우였다. 황선홍 감독의 적절한 선수 기용, 선수들의 투지, 월등한 기량을 앞세운 압도적 경기 운영, 심판의 치우치지 않은 판정이 한국의 승리 결과로 나타났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과 정우영을 선발 제외하고 교체 명단에 넣었다. 고영준이 이강인 대신 공격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고, 첫 선발 출전한 송민규가 조영욱, 안재준과 공격진을 이뤘다.

한국이 전방 압박으로 처음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중국은 수비 위주의 전략으로 나서며 역습을 노렸지만, 한국 선수들이 한 발 먼저 움직이며 압박을 가해 한국 진영으로 볼이 거의 넘어오지 않았다.

전반 5분 고영준의 첫 슛이 나왔고 전반 7분 홍현석의 크로스에 이은 조영욱의 헤더 등으로 계속 중국 골문을 두들겼다.

   
▲ 홍현석이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선제골은 전반 18분 프리킥을 통해 터져나왔다. 황재원이 페널티박스 우측 외곽에서 중국의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었다. 위치상 왼발로 차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였고, 볼 앞에 있던 백승호와 홍현석 중 왼발킥이 좋은 홍현석이 슛을 쐈다. 수비벽을 넘어 중국 골문 우측 모서리로 날아가 꽂히는 환상적인 골로 한국이 리드를 잡았다. 5만여 중국 관중이 잠잠해졌다.

한국은 공세를 이어갔다. 중국은 리드를 빼앗긴 후에도 웅크리며 수비하느라 바빠 반격을 제대로 못했다.

전반 34분 한국이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조영욱이 우측으로 돌파해 들어가 문전으로 땅볼 크로스를 내줬다. 중국 골키퍼가 다이빙하며 쳐내려 했으나 뒤로 흘렀고, 쇄도해 들어간 송민규가 중국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 송민규(오른쪽)가 한국의 두번째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두번째 실점 후 중국은 골키퍼와 수비수가 언쟁을 하는 자중지란에 빠지는 모습도 보였다.

전반 추가시간 한국에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백승호의 느슨한 백패스로 중국이 볼을 가로채 역습했고 헤딩슛까지 연결됐다. 볼이 좌측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의 실점을 골대가 막아주는 행운이 따랐다. 

후반 들자 중국이 거친 플레이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실력으로 안되니 반칙으로 한국의 흐름을 끊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8분 고영준, 송민규, 안재준을 빼고 이강인, 정우영, 엄원상을 투입했다. 뛰는 양이 많아 지친 공격 2선을 모두 교체해 공격진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강인은 특유의 화려한 개인기로 중국 진영을 헤집었고 정우영과 엄원상은 스피드를 앞세워 중국 수비를 당황시켰다.

한국의 우세는 유지됐으나 아쉽게도 후반에는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승리가 굳어진 후에는 중국의 노골적인 파울에 행여 부상이라도 당할까봐 다소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하기도 했다. 중국의 제대로 된 반격도 없어 그대로 한국의 2골 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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