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서 '아이오닉5 N' 시승
최고출력 650마력·제로백 3.4초…7600만원·한국에서 가장 빠른 차
초보도 '드리프트' 가능…변속감·사운드까지 내연기관차 느낌 물씬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흔히 운전을 즐기는 사람들은 "전기차는 운전하는 맛이 없다"고 말한다. 기자 역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운전하는 즐거움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 왔다. 아이오닉 5 N을 타기 전까지.

지난 20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현대자동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시승했다. 이날은 호우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기상 상태가 열악해 서킷 주행 등 일부 프로그램은 체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오닉 5 N이 추구하는 곡선로 주행 능력, 일상 스포츠카의 느낌은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아이오닉 5 N은 순간적인 가속 성능과 서킷 주행이 가능한 내구 성능을 동시에 충족시킨 고성능 전기차다. 현대차는 혁신적인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 강력한 회생제동 기반의 안정적인 제동 시스템 등 첨단 기술력을 집약해 주행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에 전∙후륜 합산 478kW(650마력, N 그린 부스트 사용 시)의 최고 출력과 770Nm(78.5kgf·m, N 그린 부스트 사용 시)의 최대 토크를 내뿜는 고성능 모터 시스템 및 84.0kWh의 고출력 배터리를 탑재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 5 N(사진)은 순간적인 가속 성능과 서킷 주행이 가능한 내구 성능을 동시에 충족시킨 고성능 전기차다. /사진=현대차 제공

미디어 시승회는 다목적 주행 코스(짐카나·제로백·코너브레이킹), 공도 주행, 서킷 택시 등 다양한 아이오닉5 N의 기능을 체험할 수 있게 구성됐다.

다목적 주행 코스에서 아이오닉5 N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은  'N e-쉬프트(N e-Shift)'와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N Active Sound +, NAS+)' 기능이었다. 이 두 기능이 전기차를 내연기관로 착각하게 만드는 요소인듯했다.

'N e-쉬프트'는 모터 제어를 통해 변속기가 탑재된 고성능 내연기관 차량 특유의 변속감과 주행 감성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보통 전기차는 변속의 느낌 없이 가속 시 튕겨 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 기능 덕분에 내연기관차에 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여기에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가 더해져 보다 실감 나는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RPM·속도·토크 등의 주행정보를 바탕으로 고성능 전기차에 최적화된 가상 사운드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Ignition(내연기관 고성능 엔진음 백파이어 효과음), Evolution(고성능 EV 사운드 선회 시 효과음), Supersonic(지상에서 타는 제트기 컨셉 소닉붐 효과음) 3가지 설정이 가능하다. 현대차 최초로 프렁크 스피커와 후방 스피커를 탑재하고, 실내에 8개의 스피커를 적용해 차량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가상 사운드를 들을 수 있게 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5 N./사진=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5 N에는 회생제동 시스템과 높은 자유도의 모터 토크 제어 등 전기차만의 특성을 활용해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하는 'N 페달(N Pedal)' 기능이 탑재됐다. 1단계에서 3단계까지 선택할 수 있는 N 페달은 단계에 따라 더욱 빠르고 민첩한 코너 주행이 가능하며 기존의 i-페달(i-Pedal)에 비해 한층 강력한 회생제동과 빠른 모터 응답성을 제공한다.

3단계로 설정을 마치고, 시속 70km까지 가속한 뒤 코너링 구간 진입 직전 페달에서 발을 떼고 스티어링 휠을 돌렸다. 차량의 신속한 하중 이동과 민첩한 선회 거동으로 코너를 부드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2.2톤에 달하는 무거운 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은 날렵하고 가뿐했다.

차량의 파워를 느낄 수 있는 'N 그린 부스트'(N Grin Boost)', 'N 런치컨트롤(N Launch Control)'도 체험했다. 핸들 오른편 위쪽에 위치한 'N 그린 부스트'(NGB)' 버튼을 누른 후 가속하면 제로백은 3.4초에 불과하다. 

이 기능은 일정 시간 출력을 증가시켜 운전자에게 최대 가속감을 선사한다. 이 버튼을 누르면 최고출력이 609마력에서 41마력 향상된 650마력이 된다. 최대 10초 동안 사용이 가능하며 10초 사용 시 10초의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N 런치컨트롤'은 운전자가 정차 상태에서 발진 시 최대 가속 성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N 런치컨트롤' 버튼을 누른 뒤 왼발로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고,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빠르게 밟으면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 상태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차가 빠르게 앞으로 튀어 나갔다. 짧은 거리지만 순간 이동을 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날 기자는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N Drift Optimizer)' 기능의 힘을 빌려 태어나 처음으로 직접 드리프트 주행도 해봤다. 이 기능은 고출력·고중량 전기차의 드리프트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구동력 및 핸들링 밸런스 제어를 돕는다. 기능을 활성화하면 후륜에 구동력을 우선 배분해 오버스티어를 유도한다.

   
▲ 현대차 아이오닉5 N./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 N 브랜드는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 △곡선로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3대 요소를 추구하고 있다. 아이오닉 5 N의 다양한 기능들을 체험하면서 전기차의 노잼(재미가 없는) 편견은 완전히 깨졌다. 이날은 서킷 주행이 취소될 만큼 비가 쏟아져 공도 주행 코스는 희망자에 한해 진행됐다. 기자는 아이오닉 5 N의 평범한 도로주행이 어떨지 궁금해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드라이빙 센터 주변 공도를 달려봤다. 폭우에도 아이오닉 5 N의 접지력은 우수했다. 노면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현대차가 추구하는 '일상의 스포츠카'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아이오닉 5 N 가격은 7600만 원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시작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변치 않는 운전의 즐거움과 주행 감성을 제공하고, 끊임없는 전동화 기술 개발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 포지션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