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에이스이자 캡틴으로 가장 소중한 존재다. 손흥민이 경기에 나서 풀타임 뛰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토트넘도, 한국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치르는 10월 A매치 2연전을 치르기 위해 손흥민이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늘 있어온 일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에는 손흥민의 몸 상태로 인해 해묵은 '혹사'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손흥민은 최근 사타구니 부상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구단은 정확한 부상 정도는 밝히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훈련 참가나 경기 출전 여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 손흥민 관리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나타낸 포스테코글루 감독(왼쪽)과 클린스만 감독. /사진=토트넘 SNS, 대한축구협회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출전시키면서도 교체를 통해 출전 시간을 조절하는 것으로 손흥민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손흥민은 꾸준히 선발 출전을 이어왔지만 최근 리그 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고 교체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손흥민은 우리팀에 중요한 선수인 만큼 국가대표팀에서도 소중한 존재다. 한국대표팀 감독에게 무언가를 얘기하는 것은 나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는 "(국가대표팀 경기 후) 손흥민이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아는 클린스만 감독이 잘 관리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얘기했다.

손흥민의 몸 상태는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리한 출장은 피하고 출전 시간을 조절해줄 것 등을 우회적으로 당부한 것이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9일 손흥민이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소집된 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관리에 대한 질문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표팀을 오가며)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차적응이 힘들겠지만 손흥민은 덜 피곤할 것이다.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토트넘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8위에 그쳐 이번 시즌에는 유럽대항전 출전을 못함에 따라 경기 일정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손흥민의 '혹사'는 없다는 의미였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은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라며 “선수들은 매 경기 90분 다 뛰고 싶어 할 것"이라며 손흥민을 따로 배려해줄 생각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렇게 손흥민을 두고 소속팀과 대표팀 감독이 '동상이몽'을 보이자 손흥민 혹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 손흥민이 대표팀에 소집된 후 사이클을 타며 몸을 풀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이번 10웛 A매치 기간 13일 튀니지(서울월드컵경기장), 17일 베트남(수원월드컵경기장)과 2연전을 갖는다. 손흥민을 굳이 두 경기에 다 풀타임 뛰게 할 필요가 있느냐며 우려하는 팬들도 많다. 클린스만 감독의 발언이 전해진 후 영국 축구전문 매체 '풋볼런던'은 "'토트넘이 손흥민에 대해 부상 예방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선수 기용법에 대해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에게 휴식을 줄 생각이 별로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9일 NFC 소집 후 실시된 대표팀의 첫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실내 트레이닝장에서 사이클을 타는 등 가벼운 회복훈련을 했다. 지난 7일 밤 토트넘의 경기(루턴 타운전)에 출전하고 장거리 이동을 한 탓에 피로하기도 하겠지만 사타구니 부상 후유증 영향도 있어 보인다.

과연 손흥민은 튀니지와 베트남전에 모두 출전할까. 경기에 나선다면 풀타임을 뛸까.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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