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사내에 기금으로 조성, 보상금 지급·예방활동·연구활동 사용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장에서의 직업병 조정안과 관련해 1000억원을 사내에 기금으로 조성해 보상금 지급과 예방, 연구를 위해 사용한다.

▲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장에서의 직업병 조정안과 관련해 1000억원을 사내에 기금으로 조성해 보상금 지급과 예방, 연구를 위해 사용한다./사진=미디어펜

삼성전자는 "조정위원회는 권고안에서 이 사안에 대해‘개인적 보상’이 아니라 지원과 위로 차원의‘사회적 부조’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며 "조정위원회의 취지를 반영하고 가족들의 아픔을 신속하게 해결할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1000억원을 사내에 기금으로 조성해 보상금 지급과 예방활동, 연구활동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기금은 보상 이외에 △반도체산업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연구 조사 △반도체 중소기업 산업안전보건컨설팅 △반도체 산업안전보건전문가 양성 △해외 사례 조사 △기타 반도체 산업 안전 보건 향상을 위해 필요한 사업 등에 사용된다.

단, 삼성전자는 "조정위원회가 권고한 사단법인 설립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금을 조성하면 법인 설립에 따르는 절차 없이도 신속하게 보상을 집행할 수 있다"며 "상설기구와 상근인력 운영 등 보상 이외의 목적에 재원의 30%를 쓰는 것보다는 고통을 겪은 분들께 가급적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1월 1일 이전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와 LCD 생산 등 작업공정, 관련시설의 설치 정비 및 수리 업무를 1년 이상 수행하다가 1996년 이후 퇴직자를 대상으로 보상을 진행한다.

상주 협력사 소속인 경우, 2011년 1월 1일 이전에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 생산라인에 배치돼 상주하며 작업공정, 관련 시설의 설치 정비 및 수리 업무를 1년 이상 상시 수행하다가 1996년 이후 0퇴직했다면 대상에 포함된다.

보상 대상 질병은 조정위가 권고한 대부분의 질병을 보상 대상으로 한다. 조정위가 제안한 질환은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골수이형성증, 재생불량성 빈혈, 유방암, 뇌종양, 생식질환, 차세대질환, 희귀질환, 희귀암, 난소암 등 12가지다.

삼성전자는 유산·불임 군을 제외한 11개 항목을 대상으로 삼는다. 또 일부 개념이 불분명하거나 광범위한 질환은 외부 전문가의 판단을 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가족대책위원회는 권고안에 대한 의견 발표를 통해 "하루라도 빨리 보상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가족대책위원회의 요구를 수용, 보상위원회를 구성해 창구를 개설해 신청 접수를 진행한다.

보상금 산정 기준은 권고안이 정한 바에 따르지만 1군과 2군에 적용하도록 돼있는 미취업 보상과 위로금은 두 항목을 합쳐 2년간 평균임금(성과급 제외)의 70%를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종합진단팀을 구성해 예방 또는 종합진단기구를 구성할 예정이다. 종합진단팀은 고용노동부가 위촉한 반도체 보건관리 모니터링위원회 위원 중에서 4~5명을 추천받고 국내외 전문가 2~3명, 근로자 대표 1~2명을 더해 구성한다.

삼성전자는 "조정위원회가 권고안을 통해 제시한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고 근로자들의 건강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사과문을 작성해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신속한 집행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인 만큼 삼성전자는 약속한 모든 내용에 대해 즉각 실천에 들어가겠다"며 "1000억원 기금 조성과 보상, 종합진단 실시와 예방조치 등 모든 약속을 신속하게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