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 가속화하던 은행점포 하반기부터 주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가 8년새 약 4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페이·카드결제 등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현금 사용이 줄어든 데다, 은행들도 비용절감을 이유로 ATM을 감축 운영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4대 은행의 ATM(CD기 포함) 수는 1만 6215대로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15년 말 2만 7736대 대비 약 41.5% 급감했다. 

   
▲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가 8년새 약 4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ATM 수는 2015년 말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2016년 2만 6327대, 2017년 2만 4182대, 2018년 2만 2489대, 2019년 2만 1354대를 각각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1만 9507대로 2만선도 무너졌다. 이어 2021년 1만 8280대, 지난해 1만 6856대까지 급전직하했다. 올해도 감소세가 가파른데 연초 대비 약 641대가 사라졌다. 

은행권의 ATM 운영 축소는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폐를 대신해 체크·신용카드 결제 및 계좌이체가 보편화된 가운데, 최근에는 모바일페이 등 비대면 간편결제 서비스가 결제시장을 급격히 대체하고 있는 까닭이다. 예전처럼 현금을 인출하려는 수요가 급감한 만큼, 은행으로선 기기 운용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시중은행을 비롯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은 올해 출금·타행이체 관련 수수료 등을 일부 면제하고 있다. ATM 운영에 따른 비용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수수료 수익마저 막혀 은행으로선 이를 운영할 유인이 사라진 셈이다. 

ATM 수와 더불어 시중은행 점포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5대(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은 총 651개의 지점을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하나은행 160개, 국민은행 159개, 우리은행 152개, 신한은행 141개, 농협은행 39개 순이었다. 특히 국민은행은 올 들어 7개월 동안 55개의 지점을 폐쇄한 것으로 나타나 더욱 부각됐다.

다만 금융당국이 지난 5월부터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시행함에 따라, 하반기부터 점포폐쇄 분위기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점포 폐쇄 수는 63곳으로 집계됐는데, 하반기에는 신한은행 2곳, 하나은행 1곳, 농협은행 2곳에 불과하다. 

내실화 방안은 △폐쇄시 화상상담 등의 기능을 갖춘 고기능무인자동화기기(STM) 마련 △분기별 점포 폐쇄 공시 △영업점 폐쇄에 따른 피해 소비자에게 우대금리 제공 및 각종 수수료 면제 등을 담고 있다.

유 의원은 "시중은행의 지점 폐쇄가 시중은행 영업이익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은행의 수익활동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수익활동이 금융취약계층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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