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경쟁력 내다본 이건희…문화 인프라 향상에 앞장
예술계 "이건희, 한국 음악계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이 19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음악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삼성 사장단과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회사 대표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함께 고인을 기렸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추모 음악회에는 올해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박수예(바이올리니스트), 이해수(비올리스트), 한재민·이원해(첼리스트), 박재홍(피아니스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신예 연주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젊은 거장'으로, 국제 무대에서 한국 음악계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악기 연주자인 박수예, 이해수, 한재민, 이원해 등은 삼성의 악기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명품 현악기를 대여 받아 사용 중인 음악계의 '신성(新星)'들이다.

문화와 예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문화 진흥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이 많았으며, 기업들도 문화 발전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2013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사진=연합뉴스


◇ 문화 경쟁력 내다본 이건희…문화 인프라 향상에 앞장

고 이 선대회장은 '이건희 에세이 -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앞으로는 '문화 경쟁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문화 경쟁의 시대를 앞두고 기업들이 문화 인프라 향상에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에세이 '문화 인프라를 키우자'를 통해 "(문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문화적인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들처럼 박물관, 전시관, 음악당 등 문화 시설을 충분히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화적인 경쟁력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일단 문화적 자산이 만들어지면 그 효과는 신제품 몇 개 개발하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사회 전체의 문화적 인프라를 향상시키는 데 한몫을 해야 한다"며 "기업 자체가 사회의 일원이고, 21세기는 문화 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문화 인프라' 육성 의지에 따라 삼성은 문화 예술 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특히,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삼성의 '인재 제일' 경영 철학을 사업에 국한시키지 않고, 문화·예술 지원 활동으로도 확대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건희, '인재 양성' 통해 문화 발전에 기여

이건희 선대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재능 있는 예술 인재를 선발해 해외 연수를 지원하고, 백건우, 백남준, 이우환 등 한국 예술인들의 해외 활동을 후원하는 등 '인재 양성'을 통해 문화 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18일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을 추모하는 특별 공연을 하기도 했다.
    
삼성은 전도유망한 신예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1997년부터 세계적인 명품 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하는 'Samsung Music Fellowship'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의 후원을 받아 세계적 연주자로 성장한 음악가들은 리처드 용재 오닐, 클라라 주미 강, 백주영, 김지연, 신지아, 김상진, 이화윤, 백나영, 문태국, 제임스 정환 김, 오주영, 김경준 등 30여 명에 달한다.

삼성은 예술 및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으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인사들에게는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호암상을 수상한 음악가는 조성진 피아니스트, 연광철 성악가, 홍혜경 성악가, 진은숙 작곡가,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 황병기 작곡가, 백건우 피아니스트, 정명훈 지휘자 등이 있다.

올해 예술상을 받은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수상 소감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더욱 정진해 나가라는,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용기를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예술계 "이건희, 한국 음악계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

삼성호암상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 제일' 철학을 기려 1990년 제정했으며,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순금 메달, 상금 3억 원이 수여됐다.

이밖에도 삼성은 '피아노 조율사 양성사업' 등을 통해 한국 클래식 음악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예술계 관계자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과 삼성은 한국 음악계 발전과 세계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추모 음악회가 열린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은 연면적 2624평·객석수 120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2014년 개관했다.

삼성은 지역사회 주민들에게도 콘서트홀을 개방해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늘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음악회에도 인근 지역 주민 대표들이 초청돼 함께 고인을 기렸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개관 기념 공연을 시작으로, 베를린방송 교향악단,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백건우, 조성진, 임윤찬 등 유수의 국내외 연주자들이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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