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10월 말까지 400만 두분 백신 긴급 도입... 접종 전국으로 확대
“잠복기 소에 접종해도 항체 발생해... 11월 말에는 확산세 수그러들 것”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소 럼피스킨병 확산이 심상치 않다. 25일 기준 29건이 확진되면서, 지난 19일 충남 서산서 최초 10건의 발생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두 배 넘게 늘었다. 방역당국은 11월 말에는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풀사료를 먹고 있는 한우./사진=국립축산과학원


권재한 농업혁신정책실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국 백신접종이 차질없이 완료될 경우 항체형성기간(접종 후 3주)을 고려할 때 11월 중에는 럼피스킨병 발생추세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또한 국내 소고기 수급 상황, 우유 가격 결정구조 특성상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모든 가용자원을 총 동원해 럼피스킨병 확산방지에 총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발생 즉시 발생농장 살처분, 일시이동중지, 긴급 소독 등의 초동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발생농장 인근지역 긴급 백신 접종, 흡혈곤충 방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항체형성까지 약 3주 가량 소요되고 현재까지의 발생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수본은 우선 사전비축한 54만 두분의 백신을 활용해 최초 발생농장 인근 20km 내 농장과 추가 발생농장 방역대(10km) 내 농장에 대해 발생 시점으로부터 5일 이내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전날인 24일 기준, 접종대상 18만7000두 중 13만2000두의 접종이 완료된 상태다.

중수본은 이달말까지 총 400만 두분의 백신을 국내로 긴급 도입키로 했다. 먼저 127만 두분을 오는 28일까지 도입하고, 잔여분 273만 두분은 10월 31일까지 국내로 도입할 예정으로 국내 백신공급업체, 해외 백신제조업체 등과 최종 조율 중에 있다. 백신이 국내로 도입되는 즉시 발생 시·군, 인접 시·군, 발생 시·도, 여타 시·도의 순으로 신속히 배분하고, 11월 초순까지 전국 소 농장의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수본은 전국 백신 접종 완료 전까지 질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발생 시·군 및 인접 시·군 농장의 소 이동을 제한(도축장 출하만 허용)하고 가축분뇨의 경우에도 정밀검사 후 음성인 경우에만 이동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사람·차량뿐만 아니라 럼피스킨병의 주요 매개체인 모기, 파리 등 흡혈곤충을 집중 방제하기 위해 시·군 보건소 차량 등을 활용해 농장주변 연무소독 등을 실시하고, 웅덩이 등 서식지 제거와 농가의 흡혈 곤충 방제 교육을 중점 추진 중이다.

권 실장은 “럼피스킨병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으며, 감염된 소는 모두 살처분돼 식품 유통망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만큼, 국민들께서는 안심하고 소고기와 우유를 소비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 비축물량이 있었음에도 사전 접종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언제 발생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사전 접종이라고 하면, 전국적으로 백신접종을 해야한다. (국내 모든 소에 접종 시)이 경우, 해마다 약 2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방역당국에서도 과거에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비용 문제들을 감안해 긴급 대응 백신을 확보한 다음 발생 시에 추가 도입해서 대응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고 답했다. 

자리에 배석한 이명헌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제조사에서는 잠복기에 있는 정상 가축을 포함한 모든 가축에 대해 효과가 있어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잠복기에 있는 소에 접종해 빠른 항체 형성을 통해 사실상의 전파 차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권 실장은 최근 상승하고 있는 한우가격에 대한 질문에는 “이번에 살처분한 두수가 약 1000두다. 그러나 국내 한우 두수는 356만 두 정도 되기 때문에 가격에 영향은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하면서도 “전국적으로 일시이동중지를 조치했고 경기, 충남 지역에는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를 추가 조치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도축장에 출하되는 물량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럼피스킨병은 과거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풍토병이었으나, 2012년 중동지역으로 확산된 이후 러시아, 중앙아시아로 확산되고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2019년 중국, 2020년 대만 등 동아시아로도 확산됐다. 또, 럼피스킨병은 소에만 발생하는 가축전염병으로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아니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국내 발생양상을 감안할 때 해외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 등 흡혈곤충이 기류를 타고 넘어왔거나, 코로나19 이후 해외와의 교류가 증가하면서 선박 등 항만을 통해 국내로 넘어왔을 개연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 중이다. 다만, 첫 발생농장의 감염된 소의 임상증상을 고려했을 때 9월 중순경 감염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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