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데이
내달 1일부터 본격 판매…"중소업체와 상생 도모하겠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기아가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전기차까지 아우르는 인증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아는 자사의 인증프로그램을 통해 최고 수준의 신뢰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올해(11~12월) 3000대, 내년 1만5000대, 2025년에는 2만 대 수준의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개최해 다음 달 1일부터 자사 브랜드 중고차 매입 및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기아 신차 구매고객에게 안정적인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신차-중고차 고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신차에서 중고차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 신뢰도와 로열티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이 기아 인증중고차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기아 제공


기아는 인증중고차 3대 차별화전략으로 △완성차 제조사만의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 △최고 품질의 중고차 공급 △국내 최초 중고 EV 품질등급제 도입을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인증중고차사업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모빌리티 경험을 확장시키고, 최고 수준의 신뢰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의 연간 거래액은 약 30조 원, 지난해 거래 대수는 238만 대에 달한다. 신차 등록 대수 대비 약 1.4배가 많은 수준이다.

기아는 내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한다. 올해(11~12월) 남은 기간을 고려해 판매 목표는 3000대로 잡았다. 내년에는 사업을 더욱 고도화해 1만5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기아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일반차량뿐 아니라 전기차까지 포함한 고품질의 '제조사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한다. 최상 등급의 안전한 기아 중고차 공급을 위해 판매 대상은 신차 출고 후 5년 10만 km 이내 무사고 차량으로 한정했다.

기아는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중고차사업에 도입했다. 기아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소비자가 중고차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믿을 수 있는 품질'"이라며 "기아는 차체. 무빙, 내∙외장, 샤시, 전장, 파워트레인 등 6대 부문에 걸친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아 인증중고차만의 정밀한 상품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기능적 품질뿐 아니라 감성 품질까지 고려한 중고차를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 최종 출고 검수에서 차량 하부 검수를 진행하는 모습./사진=기아 제공

또 국내 브랜드 최초로 EV(Electric Vehicle)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하고, 중고 EV의 배터리 성능∙상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를 통해 중고 전기차에 대한 접근 문턱을 낮춰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혁 기아 국내 CPO 사업팀장은 "신차 전기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1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나 중고 전기차 시장은 전체 중고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0.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고 전기차는 객관적인 성능평가와 가격산정 기준이 없어 판매업체를 거치지 않는 개인 간 거래 비중이 무려 64%(2021년 기준)에 달한다. 이에 기아는 전기차 전문 제조사로서 보유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배터리 및 전기차 특화시스템 등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구조를 가진 전기차만의 '품질검사 및 인증체계'를 마련, 국내 최초로 총 5개 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등급제'를 선보인다.

전기차의 경우 차량 가격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안정성 평가가 잔존가치 산정에 결정적이다. 기아는 '스마트 EV솔루션(EV 전용 진단기)'으로 전기차 4대 시스템인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해 배터리의 현재 성능∙상태 등급을 산정한다. 

   
▲ K9, EV6 인증중고차 전시./사진=기아 제공

이와 함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측정해 신차 1회 충전 주행거리 대비 상대적인 실제 성능까지 등급화한 후 '배터리 등급'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을 종합한 최종 EV 품질 등급을 부여한다. 기아는 이 같은 정밀한 EV 성능평가 후 최소성능 기준에 해당되는 3등급 이상 판정 받은 차량만 고객에게 판매한다.

노희진 기아 국내 CPO 사업팀 책임매니저는 "EV 평가는 배터리와 DTE라는 내부 기준을 설정했다"며 "기아가 전기차를 개발하고 노하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신차 대비 인증중고차가 어느 정도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 측정·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기존 중고차 업계의 우려에 대해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민 기아 국내사업전략실장 상무는 "기아와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매매업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며 "긴 시간 동안 사업조정권을 통해 협의했으며 신차 트레이드-인 조건으로 매입하는 것, 시장 점유율 제한받는 부분 등이 이 과정에서 생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입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인증 중고차를 시장에 공모하는 형태로 상생을 도모할 것"이라며 "각 지역 매매업자들과 협의해 상생 방안을 찾아 원활하게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