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회복 기로에 놓여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위축되는 분위기다.

매매시장에서 상승거래 비중이 줄어들고 하락거래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수요자들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25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중 상승거래 비중은 47.45%로 전월 47.65% 대비 소폭 하락했다.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이어지던 상승추세도 중단됐다.

반면 하락거래 비중은 9월 39.65%로 8월 39.46%보다 소폭 상승했다. 직전 대비 5% 이상 상승거래 비중은 8월 27.46%에서 9월 27.22%로 낮아졌고, 5% 이상 하락거래 비중은 8월 21.94%에서 9월 22.19%로 증가했다.

거래량을 살피면 9월 상승거래량은 1만4666건, 하락거래량은 1만2254건으로 조사됐다. 직방 관계자는 “남은 신고일을 감안하면 상승거래 1만6004건, 하락거래 1만3255건을 기록했던 8월과 비슷한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0월 들어서도 하락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2일 기준 10월 전국 상승거래 비중은 45.36%, 하락거래 비중은 41.93%로 하락거래 비중이 다시 40%를 돌파하고 있다.

수도권 중심지인 서울에서도 상승거래와 하락거래 비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 상승거래 비중은 51.62%, 하락거래 비중은 32.5%로 나타났다. 상승거래 비중은 전월(52.88%) 대비 1.26%포인트 하락했고 하락거래 비중은 전월(30.79%)보다 1.71%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추세는 이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10월 서울 상승거래 비중은 45.88%로 지난 5월(46.98%) 이후 5개월 만에 50% 미만으로 줄었다. 하락거래 비중은 전월 32.5%에서 이달 36.94%로 상승했다. 단 거래신고일이 한 달 이상 남아있어 확정된 수치는 아니다.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는 듯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위축되는 모양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2p 내린 108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후 집값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하락보다 상승 전망이 더 높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역대 최저 수준인 61까지 떨어진 뒤 같은 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11개월 만인 이달 하락세로 돌아섰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전국적으로 주택매매가격이 상승세이기는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주택가격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한 소비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한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방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등 매수자의 자금 조달 허들이 높아지고 있어 회복되던 아파트 거래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