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수교 50주년 앞두고 개최…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
국방 방산 협력 확대…인프라·투자·농업·해운·문화·보건·인적교류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카타르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순방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도하의 카타르 왕궁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향후 양국 관계의 미래 50년을 그리고 그 깊이와 범위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이날 오전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정상회담, MOU 서명식, 국빈 오찬 순으로 이어졌다.

우선 '아미리 디완' 카타르 왕궁에서 공식 환영식이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아미리 디완 궁 입구로 들어서자 기마부대와 낙타부대가 호위하며 차량을 안내하였다.

아미리 디완 궁 중앙홀로 진입한 윤 대통령은 타밈 국왕의 영접을 받으면서 레드카펫을 따라 의장대 사열을 받은 후, 정상회담장으로 입장하여 카타르 측 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서 열린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된 한-카타르 정상회담이다. 내년도 양국 간 수교 5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개최되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4일(현지시간) 현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한-카타르 정상회담에 대해 "윤 대통령과 타밈 국왕 간의 신의와 우의를 돈독히 하는 한편, 지난 50년간 양국이 쌓아온 관계 발전 성과를 회고하고, 미래 50년의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카타르 관계를 기존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날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이러한 관계 격상에 발맞추어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하였다.

   
▲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하의 카타르 왕궁인 '아미리 디완'에서 열린 한·카타르 MOU 서명식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대화하고 있다. 2023.10.25 /사진=연합뉴스


양 정상은 이를 위해 외교안보 분야 소통 채널을 확충해 나가면서, 이번에 체결한 '방산 군수 협력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양국 간 국방 방산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다.

경제적인 성과로는 HD현대중공업과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 간에 LNG 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이 체결된 것을 들 수 있다. 이번 계약은 미화로 39억 달러, 한화로 약 5조원 규모다.

양 정상은 LNG 분야의 양국 간 협력을 LNG 운반선 건조, 운영, 유지 보수를 포함한 전후방 산업 전체로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과 타밈 국왕은 인프라, 투자, 농업, 해운, 문화, 인적 교류, 보건 등 다양한 분야로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중동 지역 정세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윤 대통령은 타밈 국왕에게 "역내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카타르가 관련 당사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역내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그 과정에서 한국도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에 카타르가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타밈 국왕은 대한민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한-카타르 정상회담 후에는 MOU 서명식이 개최됐다.

윤 대통령과 타밈 국왕의 임석 하에 스마트팜 협력, 건설 건축 분야 첨단기술 협력, 국가 공간정보 협력, 중소벤처 분야 협력,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 등 총 5건의 MOU가 체결되었다.
 
김태효 1차장은 이와 관련해 "정상 임석 하에 서명하고 교환이 이루어진 5건의 MOU 이외에도 이번 방문 기간 중 한-카타르 비즈니스포럼 등 여러 계기를 통해 총 13개의 문건이 추가로 체결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MOU 서명식을 마친 후 타밈 국왕과 국빈 오찬을 갖고, 다양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대통령실에서 소개한 카타르 국빈 방문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먼저 내년도 수교 50주년을 앞둔 시점에 이루어진 대한민국 정상 최초의 카타르 국빈 방문을 통해, 제반 분야에서의 협력 깊이와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양국 공통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된 양국 관계에 걸맞게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국방과 방산과 같은 분야로 양국 협력 분야를 확대함으로써 그간 에너지와 건설 위주로 전개되어 온 양국 간 협력이 안보 분야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게 되었다.

김 차장은 이와 함께 "그간 한-카타르 관계를 견인해 온 에너지와 건설 분야에서의 협력을 한층 더 심화하면서, 경제협력의 지평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카타르와의 LNG 협력을 LNG 관련 전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함으로써 단순한 에너지 공급국-수입국 관계를 넘어 호혜적인 협력 관계로 업그레이드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 중소기업, 농업, 특히 스마트팜, 해운 등의 분야로 양국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로 한 만큼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협력 프로그램이 실행되어 양국의 기업과 국민들이 더 많은 기회와 혜택을 누리도록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타밈 국왕과 함께 이날 한국과 카타르가 중동 역내 평화를 진작하고, 대한민국 안보를 강화하는데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김 차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과 카타르가 다양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데 더욱 돈독히 협력해 나가는 전기를 맞게 되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