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기자간담회
상반기 출고 지연에 실적 부진…"경쟁력 있는 차로 부진 타개"
한국, 전동화에 강점…"내년 모델 리뉴얼·신모델 소개"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폭스바겐코리아는 상반기에는 차량 출고 지연 등의 이유로 다소 실적이 부진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봤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차량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모델 리뉴얼과 신모델 소개 등을 계획 중이다.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지난 26일 경기도 가평군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차량 자체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새로운 차종들을 소개함에 따라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이로 인해 지난 상반기에는 차량의 출고를 지연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세일즈가 다소 저조했지만 7월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서 예년과 비슷한 실적을 냈다"며 "하반기에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샤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26일 경기 가평군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3240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6502대) 대비 50.2% 감소했다. 지난 7월부터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7월 판매량은 1195대로 전월(538대) 대비 122.1% 증가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6966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 대비 30.7%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수입차 시장 판매 4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누적 판매 기준으로는 9위로 내려갔다.

안전 삼각대와 소프트웨어 문제로 출고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면서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초 안전 삼각대의 성능 미달을 확인하고 고객의 안전을 위해 티구안과 투아렉, 골프, 아테온 등 국내 출시된 전 차종의 출고를 중단한 바 있다. 또 6월에는 차량 소프트웨어 문제로 투아렉을 제외한 모든 차종의 출고가 일시 지연되기도 했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으며 우리 역시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을 함께 겪고 있다"면서 "고객들에게 (가격 측면에서) 접근 가능한,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제공해 이 상황을 타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ID.4'를 예로 들며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유럽 전기차 브랜드 중 최대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ID.4는 월 납입금 29만 원으로 소유할 수 있는 차량"이라며 "고객의 부담을 줄이면서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 폭스바겐 ID.4./사진=김연지 기자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에 대해서는 "접근 가능성이냐, 프리미엄이냐 어디에 가중치를 두느냐의 문제다. 한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굉장히 치열하고 많은 경쟁사들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폭스바겐의 차별점은 독일 엔지니어링 기술력과 최상위 품질의 원자재 사용, 조립 기술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행감이나 승차감 등 자동차 스펙상에 나와 있지 않은 부분에서도 굉장히 큰 차별점이 있다. 때문에 폭스바겐 차들은 한 번 시승해 보시라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전기차 시장 부진에 대해서는 "전기차뿐 아니라 한국 자동차 시장 자체가 약세였다"며 "지금은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기이고,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로 100년 내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복잡한 일인 만큼 이러한 과도기는 10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전기차 시장은 초창기 얼리어답터의 구매로 급속한 성장을 한 뒤 현재는 완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며 "전기차 전환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급작스러운 완전 전동화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전동화가 전 세계 트렌드인 만큼 천천히 전동화를 위한 내공을 쌓겠다는 계획이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전환기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모든 모델을 전기차로 바꿀 수는 없다"면서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게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모델을 판매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샤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26일 경기 가평군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아스키지안 사장은 한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 한국의 경우 약 15~20만 개의 충전소가 있다. 지역적 밀도나 커버리지를 보더라도 유럽 등 다른 시장보다 확실히 앞서있다. 또 급속 충전기가 꾸준히 상승 중"이라며 "이러한 여러 장점이 한국 전동화 추진에 있어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아스키지안 사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소회를 밝히고, 내년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는 6종의 신차를 선보였고, 수입차 4위를 기록하는 등 폭스바겐에 매우 의미 있는 한 해였는데 올해는 상반기 부분적인 차량 출고 지연 등으로 좋지 않아 여러 분야에서 타격을 입었다"면서 "지난해는 처음으로 폭스바겐 전시장에 풀 라인업을 확충한 한 해였고, 올해는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내년에는 모델 리뉴얼과 신모델 소개 등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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