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홀 미팅서 국민 60명 고충 경청한 尹 "물가 잡아 서민 소득 '방어'"
윤 대통령 "시장 활성화 통해 일자리 늘려…국민 늘 옳다" 강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타운홀 형식으로 각계각층 국민 60여 명을 만나, 그들로부터 생생한 민생 고충과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을 경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 '민생 타운홀'에서 국민들로부터 가가오 택시의 독점과 은행의 독과점으로 인한 부당 이윤 얘기를 듣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만난 각계각층 국민들에게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따뜻한 손길(지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타운홀 형식의 이번 비상경제민생회의는 윤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국민은 늘 옳다, 책상과 사무실을 떠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현장 강조의 연장선에서 열렸다.

타운홀 미팅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과 자유로이 이야기를 주고 받도록 윤 대통령부터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참석해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1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날 현장에 참석한 국민은 20대에서 70대까지 고른 연령대를 보였고 소상공인, 택시 기사, 주부, 대학생, 청년 직장인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일부는 부산 등 멀리 지방에서 온 국민들도 있어 주목 받았다.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는 부산에서 30년째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카카오 택시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심하다"며 "수수료를 카드수수료 수준인 1%대로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택시 기사로부터 카카오 택시 수수료에 대해 경청한 윤 대통령은 "카카오 택시의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독과점 이론에 나오듯이 처음에 아주 낮은 가격으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버리는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시 기사 다음으로 2013년부터 경기도 김포에서 수산물 제조업을 운영하는 김 모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최근 신제품을 개발해 학교와 군 급식 계약을 체결했는데, 모 은행에 가니 은행 자체의 규제가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 은행도 일종의 독과점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에 대한 은행의 문턱이 높다"며 "기업 대출에 비해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채권이 더 안정적"이라면서 은행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 타운홀 미팅에서는 서울에서 전세 거주 중인 7년 차 직장인이 발언하고 나섰는데, 그는 "대출 연장을 할 때 일부 상환이 없으면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사회초년생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서민들의 전월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정부의 정책자금 금리가 올라가는 건 아닌지,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서 은행이 중간에서 부당하게 이윤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긴히 당부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경청하면서 적고 있다. 2023.11.1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타운홀 미팅을 마무리하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것이 정부의 재정 규모를 건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을 방만하게 쓰면 물가가 올라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를 잡아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어해야 한다"며 "돈은 민간 분야에서 기업이 판단하고 투자를 통해 풀어야 국민소득과 연결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고물가 원인이 대외 여건에 있기 때문에 경제 외교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민과 기업을 위해 50억 해외 시장 개척에 뛰어들고 있지만 서민들에게 바로 체감이 안 되고 시차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 재정이 아닌 시장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가 역대 정부보다 많이 늘었다"며 "국정이라는 것은 선거 또는 정치보다는 일단 국민을 먼저 위해야 하고,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게 국가의 본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은 타운홀 미팅 참석자들에게 "오늘 여러분들로부터 직접 살아있는 목소리를 들으니, 정책의 우선순위를 여기에 두고 추진해야겠다"며 "좋은 말씀 정말 고맙고 국정 운영에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