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권 알뜰주유소 10% 늘려 유가불안·국민 부담 해소
업계 "일반주유소 고사위기 부추겨…유통망 붕괴 시 가격인하 효과도 제한적"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부가 끝이 안보이는 고유가 현상을 완화시키고자 수도권에 알뜰주유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주유업계에서는 안그래도 어려운 일반주유소를 고사 위기로 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통해 수도권 알뜰주유소를 올해 안에 10%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수도권 지역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알뜰주유소 수가 적어 국민들에게 혜택이 적절하게 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서울의 한 주유소./사진=김상문 기자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농협주유소와 고속도로·일반도로 등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석유류를 입찰로 확보하고 부대서비스 없이 비교적 싼 가격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알뜰주유소가 받는 가격은 일반주유소보다 리터당 평균 40~50원가량 저렴하다.

정부는 알뜰주유소 확대를 통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에 따른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제유가는 올해 중순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석유수출국기구의 자발적 감산 조치로 고유가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하반기 들어 다시 안정세를 찾으려던 찰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발생하며 더욱 치솟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되면 배럴 당 2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에 주유업계는 석유유통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주유업계는 그간 전기차·수소차 등 석유를 대체할 동력 수단이 확산됐고,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시작된 대외 정세 불안과 이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둔화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알뜰주유소의 존재도 일반주유소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알뜰주유소는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정유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해 일반주유소에 비해 약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며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 속에 알뜰주유소는 계속 늘어났고, 판매량도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기준 전체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의 점유율은 11.9% 성장했고, 판매량 점유율은 20.9%로 확대됐다.

반면 일반주유소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휴업과 폐업을 선택하고 있다. 2011년 1만2901곳이었던 일반주유소는 지난해 1만954곳으로 무려 2000곳이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경감하는 방법을 알뜰주유소 확대로 잡은 것은 주유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며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지도 않고 지정제로 운영되는 알뜰주유소를 늘리면, 일반주유소의 경쟁력이 더욱 약화되고, 석유 유통망이 혼란해지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 인하 효과도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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