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예방하고 조태용 안보실장과 면담…박진과 외교장관회담
외교부 “여러 계기 러에 우려 전달”, 루덴코 방한 성사 여부도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인 8~9일 방한해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는 것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예정이다. 

윤석열정부 들어 첫 방문하는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위성기술 지원에 대한 대응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이 한국에서 북러 군사협력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조치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방송이 전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북러 간 무기거래에 대해 “우리는 역내 동맹과 파트너들, 전세계의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매우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할 뿐 아니라 평화와 안정에 위협을 가하는 행동이다. 책임을 묻는 여러 조치들을 계속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2022.11.13./사진=대통령실

북한은 당초 ‘10월 위성 재발사’를 공언한 바 있으나 이를 연기하고 러시아로부터 기술자문을 받아 엔진 문제를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3일 “북한이 10월에 발사하지 않은 이유는 3단 엔진 보강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북러 정상회담 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주발사체와 관련해 협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북한을 도와주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러시아의 구체적인 기술적 도움 때문에 오히려 발사 시기는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1~2주 내에 발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군은 2일에도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위성기술 지원, 핵 관련 기술 이전·협력, 전투기 또는 관련 부품 재원, 방공시스템 지원, 노획한 서방무기 및 장비 등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금까지 북한 나진항에서 러시아로 반출된 컨테이너는 총 2000여개이며, 컨테이너가 주로 북한 내륙지역의 열차를 보관하는 장소, 탄약시설이 있는 지역에서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군과 국가정보원이 1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기는 11월 말쯤으로 전망된다. 다만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엔 성공시키기 위해서 3차 위성발사는 더 연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처럼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의 위성기술 이전을 비롯한 군사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한은 이 문제의 시급성을 보여준다. 블링컨 장관은 2일 이스라엘로 출발해 현재 이스라엘과 펠레스타인 간 교전을 중단시킬 해법을 논의 중이다. 

   
▲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5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2.8.5./사진=연합뉴스

블링컨 장관은 중동 방문을 마친 뒤 7~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직후 8일 한국에 도착한다.

블링컨 장관이 방한 계기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조치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이번에 러시아의 위성기술이 북한에 이전됐다면 추가 기술이전을 막기 위해서라도 강경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말 추진되다가 불발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의 방한이 재추진될지도 주목된다.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러시아에 우리측의 우려를 계속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거래, 기술 이전과 관련한 우리의 입장과 우려를 여러 계기마다 외교채널을 통해서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사항은 유관기관의 정보 사항이라서 추가적으로 말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일단 북러 간 군사협력 문제와 관련해 루덴코 차관의 방한이 성사될지 최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루덴코 차관이 방한한다면 우리측의 우려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어느 정도 반응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했다면 가능성이 더 희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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