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의지 강조, 충성 유도 필요한 만큼 상황 안 좋다는 방증”
“위성발사 지연, 러시아 기술 이전 정황과 관련…안보리 위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 ”최근 북한이 11월 18일을 미사일공업절로 제정한 이유에도 김주애 후계에 의미부여를 할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취임 100일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김주애가 16번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결국 대내외에 세습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북한은 5일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해서 성공한 11월 18일을 ‘미사일공업절’로 제정했다고 노동신문을 통해 밝히면서 “세계적인 핵강국,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이리 보유국의 위용을 만천하에 떨쳤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세습의지를 계속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 내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봐야 한다”며 “북한정권이 유지되려면 뭔가 성과가 있어야하는데, 성과가 없으니까 김주애를 등장시켜 세습의지를 강조해서 주민과 엘리트들의 충성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1월 18일을 미사일공업절로 지정했다고 발표한 것도 김주애 등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면서 “특히 ‘군부 핵심’인 박정천이 김주애에게 무릎꿇은 장면은 과거 김정일에게 ‘빨치산 1세대’인 오진우가 그랬던 것을 되풀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영호 통일부 장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북한이 미사일공업절로 지정한 2022년 11월 18일은 김주애가 공식석상에 처음 등장한 날이기도 하다. 당시 김주애는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장에 김정은 위원장과 동행했다. 북한은 이미 김정은과 김주애의 화성-17형 발사 현지시찰을 기념하는 우표를 만들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북한이 공언했던 군사정찰위성 ‘10월 발사’가 지연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로부터 기술지원을 받고 있는 정황이 있으며, 그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이 2차 발사 실패 이후 러시아로부터 기술지원을 받고 있고, 보완이 이뤄졌다고 판단되면 발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명백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고, 한반도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므로 미국과 공조해서 강력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현재 위성의 엔진 발사 장치 점검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으며, 최근 미국의소리방송이 보도한 ‘동창리 발사장에서 빛이 포착됐다’는 것에 대해선 ”새로운 현상은 아니고, 빛이 확인됐다고 해서 위성발사가 임박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취임 이후 통일부가 원칙 있는 남북관계 추진, 북한인권 개선 노력, 이산가족·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과 함께 북한의 실상을 국민에게 잘 알리고 통일공감대 형성, 남북 교류 및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여건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통일부는 12월 북한인권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며, 또 북한의 경제·사회 실태보고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11월 말엔 제1회 탈북민 취업박람회도 연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