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가 역전 드라마를 썼다. KT 위즈와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4점 차를 뒤집고 반격의 1승을 올렸다.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회초 4실점한 뒤 차근차근 추격전을 편 끝에 결국 5-4로 역전승했다. 1차전에서 2-3으로 졌던 LG는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 4점 차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둔 LG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기뻐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SNS


KT는 1회초 4득점하며 일찍 승기를 잡는가 했으나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믿었던 불펜 '영건' 박영현이 무너져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이제 두 팀은 하루 휴식 후 KT의 홈구장 수원케이티위즈파크로 장소를 옮겨 10일, 11일 3, 4차전을 치른다.

LG는 선발 투수 최원태가 처음부터 난조에 빠져 험난한 출발을 했다. 1회초 선두타자 김상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황재균에게 안타를 맞았고 알포드에게 또 볼넷을 허용했다. 박병호를 3루 땅볼 유도해 3루주자 김상수를 홈에서 잡으며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지만 다음 타자 장성우에게 2타점 2루타를 두들겨 맞았다.

LG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가 버티기 힘들다고 보고 바로 강판시키고 이정용을 긴급 구원 투입했다. 최원태는 한국시리즈에 선발 등판했다가 1아웃만 잡고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KT는 배정대가 바뀐 투수 이정용으로부터 좌중간 적시타를 쳐 2점을 보태며 1회부터 4-0 리드를 잡았다.

분위기가 처음부터 KT쪽으로 넘어간 것처럼 보였지만, LG의 절묘한 불펜야구가 펼쳐졌다. 이정용이 1회 위기는 넘기지 못하고 최원태가 남겨둔 주자 2명을 모두 홈인시켰지만 2회까지 추가실점하지 않고 막았다. 이후 정우영(1⅓이닝), 김진성(⅔이닝), 백승현(⅔이닝), 유영찬(2⅓이닝), 함덕주(1이닝)가 8회까지 무실점 릴레이 피칭을 이어갔다.

   
▲ 오지환(가운데)이 추격의 솔로홈런을 날리고 홈인하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SNS


마운드가 버텨주자 LG 타선도 힘을 냈다. 3회말 홍창기의 볼넷과 박해민의 안타로 만든 찬스에서 오스틴이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만회했다. 6회말에는 오지환이 KT 선발투수 쿠에바스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그래도 KT는 쿠에바스가 6이닝을 책임지며 8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잘 막아줘 6회까지 4-2로 앞서며 승리에 다가서 있었다.

이제 KT가 '믿는 구석'인 불펜을 가동할 차례였다. 7회말이 되자 어김없이 '막강 허리' 손동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역투하며 시리즈 MVP를 차지하고, 전날 1차전에서도 7, 8회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던 손동현이다.

손동현은 2아웃을 잡긴 했지만 모두 타구가 잘 맞아나간 것이었다.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오윤석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2아웃까지 만들었으나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KT 이강철 감독은 손동현을 박영현으로 교체했다. 여기서 노련한 김현수가 1루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우익선상 2루타를 쳐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제 스코어는 4-3으로 좁혀졌다.

   
▲ 박동원(오른쪽)이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홈을 밟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SNS


8회말 LG가 드디어 역전했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내자 문보경의 보내기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KT 벤치가 투수 교체를 두고 망설이는 사이 다음 타자 박동원이 박영현의 초구를 노려쳐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역전 투런포가 터지며 순식간에 LG가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KT는 그제서야 김재윤을 구원 투입했는데, 결과적으로 한 템포 투수 교체가 늦었다.

9회초 LG 마운드는 고우석이 지켰다. 전날 1차전에서 2-2 동점인 9회 등판했다가 문상철에게 결승 2루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던 고우석은 삼진 2개와 2루 땅볼로 가볍게 1이닝을 막고 1점 차 세이브에 성공했다. 

LG는 불펜진 7명이 8⅔이닝을 무실점 계투하고, 오지환과 박동원의 홈런 두 방으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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