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준공된 스마트팩토리 통해 효율성 높이고 품질 개선
로봇팔, 무궤도 이송장치 등 최신 스마트 설비 도입
2024년 신공장 짓고 변압기 생산능력 확대 계획
[미디어펜=박준모 기자]“HD현대일렉트릭 울산 500kV 변압기 공장은 전 세계 변압기 공장 중에서 가장 최신형 공장이다. 2018년 기존 공장을 허물고 2020년 스마트팩토리로 다시 탄생했다.”

지난 7일 방문한 HD현대일렉트릭 울산 500kV 변압기 공장은 최신형 설비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공장 내부에는 로봇팔, 무궤도 이송장치, 통합관제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어 스마트팩토리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 HD현대일렉트릭 울산 500kV 변압기 스마트 공장 전경./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최신형 설비 도입해 생산 효율성 개선

공장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10여 대의 초고압 변압기들이었다. 이 변압기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미국 등으로 수출되는 물량이다. 변압기 1대당 무게가 200톤에 달했으며, 크기도 컨테이너와 비슷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체 제품 중 85%를 수출하고 있는데 이 공장에서는 주로 수출하는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양재철 HD현대일렉트릭 상무는 “울산에 500kV 스마트 공장, 800kV 공장, 400kV 공장, 300kV 공장까지 총 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4개 공장에서 변압기 100 여기가 동시에 조립되고 있으며, 현재 수주 물량이 많아 기존에 1년 정도 걸렸던 생산기간이 14개월 정도로 늘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철심 자동 적층설비./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변압기를 살펴본 뒤에는 변압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을 방문했다. 생산 현장에 들어서자 로봇팔(핸들러)이 철판을 겹겹이 쌓고 있었다. 이 공정은 철심 자동 적층 공정이라고 하는데 두께 약 0.3mm의 얇은 전기강판을 로봇팔이 도면에 맞춰 쌓아 올리면서 원형 형태의 철심 만들고 있었다. 이 공정은 전부 자동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HD현대일렉트릭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양 상무는 “이전에는 4~6명의 작업자가 공정에 투입됐지만 현재는 자동으로 진행되면서 1~2명의 검사자만 필요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공장 내부에서 변압기 이동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에어쿠션 시스템과 무궤도 이송장치도 볼 수 있었다. 이 장치는 최대 400톤의 변압기를 이송할 수 있었으며, 두 개의 장치를 연결하면 최대 800톤의 변압기도 옮길 수 있다. 

이전에는 크레인을 통해 변압기와 자재를 옮겼는데 대기시간이 발생해 작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양 상무는 “크레인으로 제품을 옮길 경우 대기시간만 20분이 발생했는데 최신 설비 도입으로 대기시간이 71% 절감됐다”며 “기존 크레인은 조립 작업에만 사용하고 있어 작업 능률도 개선됐고, 자재를 바닥에서 옮기면서 안전성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HD현대일렉트릭 직원이 변압기 스마트 공장 내 키오스크를 작동하고 있다./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키오스크를 통해서는 품질을 높였다. 키오스크를 통해 설계 도면이 3D로 제공되며, 최신화가 바로 이뤄지면서 설계대로 작업이 가능하다. 실제 작엽 현장에서는 작업자들이 실시간으로 키오스크에서 도면을 확인하면서 복잡한 내부 조립을 실시하고 있었다. 

통합관제센터에서는 IT시스템을 기반으로 설비와 공정 관리, 생산현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각 공정별 생산 현황과 품질검사 결과, 자재 운영현황 등 생산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 관리함으로써 생산 능률을 높였다. 통합관제센터는 무인으로 운영 중인데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자에서 즉시 모바일로 알려 바로 확인 및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통합관제센터./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신공장 증설 계획, 2025년부터 효과 기대

HD현대일렉트릭은 신공장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울산 500kV 공장 옆에 변압기 철심공장을 신설할 방침이다. 2024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탄소중립 기조와 신재생발전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예상한 것보다 시장이 더 커지고 있어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신설 공장에서는 철심 조립 공정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 공장을 짓게 되면 변압기의 생산능력이 연간 70대, 금액으로는 1400억 원 증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2025년부터 즉시 증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알라바마 변압기 생산공장은 야외 야적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미국 알라바마 변압기 생산공장은 2019년에 이미 한 차례 증설 규모를 확장하면서 생산능력을 50% 정도 높였다”며 “여기에 최근에는 야외 야적장을 추가로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장 내에 제품을 보관하면 조립 공간이 부족해지는데, 야적장에 보관하게 되면 조립 공간을 확보하면서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김 부사장은 “야적장 건설로 인해 늘어나는 생산능력은 연간 20대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후로도 생산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생산능력을 높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을 찾은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앞으로의 시장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조 사장은 “미국 시장과 중동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당분간은 HD현대일렉트릭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산업 분야까지 진출해 100년 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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