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로봇 시스템 도입으로 하루 3만 상자 출고 가능
미래 신사업으로 CBE사업 육성…중동에서 사업 확장
[미디어펜=박준모 기자]CJ대한통운 인천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는 최근 증축을 통해 하루에 3만 상자를 출고할 수 있는 물류센터로 거듭났다. 이처럼 대량의 출고가 가능해진 이유는 오토스토어라는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 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 전경. 140대의 피킹 로봇들이 실시간 소비자 주문에 따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140대의 로봇이 물건 찾아 전달…충전도 알아서

지난 9일 기자가 방문한 GDC에는 실제로 140대의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16단으로 쌓여있는 공간 위에서 로봇들이 움직이며 물건이 담긴 바구니를 찾아내고, 이를 작업자에게 전달했다. 작업자는 제품을 확인하고 종이상자에 제품을 담기만 하면 됐다. 

로봇들은 동선이 겹치지 않게 움직여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충전이 필요해지면 충전도 스스로 했다. 오토스토어에는 7만6000개의 바구니에서 약 3만 종류의 제품이 보관돼 있는데 사람이 일일이 찾기 어려운 물건들을 빠르게 찾아 전달하고 있었다. 

이경진 CJ대한통운 CBE 운영팀장은 “이전에는 사람이 직접 제품을 찾아 포장하는 방식이었다면 오토스토어는 제품이 사람을 찾아가는 방식”이라며 “사람은 가만히 서 있으면 제품이 찾아오는 만큼 동선 이동 없이 업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오토스토어는 스스로 재고를 재배치해 효율적인 출고가 가능하게 한다. 주문량이 많은 물건 바구니를 상단에 배치해 물건을 찾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 기존에 사용하던 철제 선반에 물건을 보관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보관 효율성은 4배, 출고처리 능력은 2.8배 높아졌다. 

이 팀장은 “현재 국내 물류 현장에서 오토스토어를 실제로 운용하는 곳은 인천GDC가 유일하다”며 “현재도 제품이 출고되고 있지만 12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 CJ대한통운 인천GDC에서 작업자가 3D스캐너로 측정된 박스 내부를 확인하고 있다. 박스가 3D스캐너를 지나면 최적량의 완충재가 자동으로 투입된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또 다른 첨단 물류 시스템인 QPS도 인천GDC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QPS 시스템에서는 자동으로 주문정보가 담긴 바코드가 종이상자에 쉴 새 없이 인쇄되고 있었다. 이 상자들은 컨베이어를 따라 작업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는데 작업자들은 바코드를 통해 주문정보를 보고 물건들을 담기만 하면 됐다. 

물건이 담기 상자는 검수공간으로 이동해 중량을 통해 주문한 제품과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이후 3D 스캐너를 통해 최적량의 완충재를 계산하고 자동으로 투입해 포장을 마무리한다. 주문한 제품과 중량이 다를 경우 상자를 재확인하라고 밀어냈다. 

포장까지 마무리되면 곧바로 출고가 이뤄진다. 이러한 자동 시스템으로 당일에 들어온 주문을 당일에 출고할 수 있게 됐다. 

이 팀장은 “현재까지 오포장 출고가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완벽한 시스템을 자랑한다”며 “근로자들은 무건운 화물을 들지 않아도 되고, 이동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도 높인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 CJ대한통운 인천GDC의 첨단물류 시스템 QPS./사진=박준모 기자


◇신사업 확장 중…중동에도 GDC 구축

CJ대한통운이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것은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 새로운 미래 핵심 성장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이 성장사업은 CBE(Cross Border E-Commerce) 사업으로, 전자상거래로 발생하는 국경 간 물류를 의미한다.

기존에는 일본 소비자가 미국 판매자에게 주문을 넣으면 미국에서 일본으로 제품을 보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CBE사업을 통하면 미국에서 일본으로 제품을 보내는 게 아니라 인천 GDC에서 일본으로 물건을 보내준다. 이를 통해 판매자는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는 더 빠르게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민광성 CJ대한통운 CBE사업개발팀장은 “인천은 일본, 중국과 가깝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인천 GDC는 인천국제공항과 차로 10분 거리에 있으며, 동북아시아 지역의 허브공항이기 때문에 다양한 항공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물류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인천 GDC에서 글로벌 건강 쇼핑몰인 ‘아이허브’를 대상으로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의 사업 성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민 팀장은 “글로벌 CBE 시장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2023년 1235조 원에서 2025년에는 1923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동지역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올해 5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GDC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곳은 2024년 하반기에 완공돼 아이허브의 중동지역 배송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경진 팀장은 “압도적인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추가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CBE 물류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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