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차 안보협의회의(SCM) 서울 개최, 실행력 구체화한 맞춤형억제전략에 서명
‘한미동맹 국방비전’ 합의, 2019년에 빠진 '북한은 공동위협' 명시 훈련 확대키로
오스틴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에 대해 의견교환, 긴밀 협의하기로 합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안보협의회의(Secutity Consultative Meeting, SCM)를 열고 10년만에 개정된 ‘맞춤형 억제전략’(Tailored Deterrence Strategy, TDS)에 서명했다. ‘2023 TDS’에는 북한의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에 대비하는 지침이 담겼다.
 
TDS는 한미 국방장관간 전략문서로서 세부 내용은 군사기밀이므로 공개되지 않지만, 평상시와 위기 및 전시에 미국의 핵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미국 군사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국방부는 2023 TDS에 대해 유연성을 갖춘 강력한 문서로 개정됐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기획관계관들에게 방향성을 제공하는 문서로서 북한의 가능한 어떠한 핵사용 상황에도 대비해 동맹의 태세와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미는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핵·WMD 위협 억제를 위해 2013년에 최초로 TDS를 수립했다. 이는 미국이 동맹국과 수립한 유일한 양자간 전략문서로서 한반도 상황에 맞도록 최적화한 한미 국방장관의 억제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3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제55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의장행사에 입장하고 있다. 2023.11.13./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 TDS가 원칙적이고 포괄적으로 작성돼 기획 및 계획에 방향성을 제공하는 전략문서로서 한계가 있었다”면서 “특히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워싱턴선언, 핵협의그룹(NCG) 출범 등 강화된 확장억제 내용을 반영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1년 53차 SCM에서 TDS 개정 추진을 승인한 이후 3년만에 한미 장관은 2023 TDS에 서명했다. 

2023 TDS는 북한 김정은정권의 선제 핵사용 위협, 핵무력 정책법 헌법 반영, 북한 주장 전술핵탄두 공개 및 다양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 최근 고도화된 북한의 핵·WMD 위협을 반영하고 이에 대한 실효적인 억제 및 대응 전략을 담고 있다.

2023 TDS는 또 북한의 핵·WMD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동맹능력 활용을 위한 정보공유, 협의, 기획 및 실행 등 분야별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구체화했다. 따라서 향후 동맹의 기획, 계획 및 연습 발전에 활용돼 북한의 핵·WMD 사용 대비 강력한 연합방위태세 구축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신원식 장관은 이날 SCM 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와 오스틴 장관은 어제 한미일 장관회의에 이어 오늘 한미 안보협의회의를 갖고 내일 한-유엔사 국방장관회의까지 3일에 걸쳐 긴밀하게 공조한다”며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이 한반도는 물론 세계 번영을 위해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장관은 “3일에 걸쳐 합의되는 국방 대책 가운데 핵심인 한미 SCM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력한 방위태세를 확인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는데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오스틴 장관은 “오늘 미국과 한국에게 있어서 역사적인 한해를 마무리 짓게 됐다.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한미일 3국은 인도태평양지역 안정과 번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3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제55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의장행사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11.13./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편, 이번 SCM에선 미국 조기경보 위성정보 공유체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유엔사 회원국간 협력, 국방과학기술 및 글로벌 방산 협력, 한미일 안보협력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또한 한미는 SCM 공동성명과 별도로 ‘한미동맹 국방비전’을 발표하고 북한을 한미의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공동위협으로 명시했다.

한미는 국방비전에서 “북한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과 세계의 안보에 기여하는 미래지향적 태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연합합동실사격훈련을 포함한 연합연습과 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늘려나가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한국의 방위능력을 증강하고, 한국형 3축체계를 지속 강화해 미사일대응능력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SCM을 계기로 국방비전을 발표하는 것은 문재인정부 때인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4년 전 국방비전에는 ‘북한’이라는 단어가 빠져 있었다.

아울러 한미는 이번에 문재인정부 당시인 2018년 남북 간 체결된 9.19 군사합의의 효력정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기자회견 때 관련 질문을 받고 “양국은 이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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