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생크림 가격 인상 안해…이마트 배추 “10년 전 가격”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정부가 올 상반기 ‘가격 인상 자제 권고’에 이어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시절 시도했던 ‘물가 실명제’를 재가동하는 등 강경책을 펼치면서 식품·외식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14일 식품·외식 업체들은 지난 2일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 전후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정부가 중점 관리하는 품목을 대상으로 할인을 하거나, 가격을 올리지 않는 식이다. 

   
▲ 신세계푸드는 신세계그룹 최대 행사인 쓱데이를 맞아 버거 브랜드 노브랜드를 통해 단품 2900원 역대급 가성비 콘셉트 짜장버거를 선보였다.


앞서 회의에서 정부는 각 부처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해, 현장 중심 물가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28개 주요 농식품 품목에 대해 전담자(사무관급)를 지정해 중점 관리하기로 했다. 가공식품의 경우 물가 체감도가 높은 빵·우유·스낵과자·커피·라면·아이스크림·설탕·식용유·밀가루 등 9개 품목이 해당한다.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 일주일 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당초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생크림, 휘핑크림, 연유 제품의 가격 인상을 고심해 왔으나 소비자 물가 부담을 고려해 최종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요 먹거리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내부 경영 및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지난 10월부로 원유 기본 가격이 인상됐음에도 수요가 많은 일부 유제품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푸드는 ‘쓱데이’를 통해 ‘역대급 가성비’ 콘셉트 짜장버거를 선보였다.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의 ‘짜장버거’는 단품 2900원, 콜라와 감자튀김을 더한 세트도 4900원으로 파격가에 구성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지역 짜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7069원으로 전년 같은 달 6300원 대비 12.2%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하는 8개 외식 품목(짜장면·김밥·칼국수·냉면·삼겹살·삼계탕·비빔밥·김치찌개백반)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 이마트는 오는 16일까지 ‘2023 김장대전’ 행사를 한다./사진=이마트 제공


유통업계는 김장 물가 안정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 이후 물가안정책임관인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김장비용을 전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마트는 “물가는 올라도 배추는 10년 전 가격”이란 슬로건으로 지난 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8일간 ‘2023 김장대전’을 개최한다. 1포기 950원(1망 2850원)은 실제 이마트가 10년 전(2013년)에 판매했던 가격이다.

올해 시세가 오른 국산 태양초 햇 고춧가루도 인상 전 가격인 1㎏ 5980원에 판매한다.

티몬은 ‘온라인 초저가’에 도전하겠다며 김장 기획전을 열었다. 이달 1일부터 오는 12월 10일까지 행사를 개최하는 가운데 지난 2일 단 하루 ‘해남 절임 배추’를 20㎏ 기준 2만5900원에 판매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절임 배추(가을) 소매가격은 20㎏당 평균 4만1994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차관은 “정부 할인 지원과 유통업체 자체 할인을 연계해 최대 50~60% 저렴한 가격으로 주요 김장재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그 결과 11월 상순 배추 20포기 기준 김장비용은 21만 8425원으로 전년 대비 9.4%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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