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 ARC' 구축
국내 석화업체, '화학적 재활용' 실력쌓기…활용도 높고 탄소저감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석유화학사들이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업체들도 플라스틱 재활용에 집중하고 있어 기술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시장은 올해 454억 달러(약 60조 원)에서 연평균 7.4%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638억 달러(약 85조 원)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50년 경 600조 원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성장성이 높은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 15일 울산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참석자들이 첫 시작을 알리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 다섯째부터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폐플라스틱의 대표 격인 페트병 재활용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 2021년 전국에서 재활용한 페트병은 26만7991톤에 달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16만톤이었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5일 울산콤플렉스(CLX)에서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기공식을 가졌다.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로 명명된 재활용 복합단지는 1조8000억 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이다. 완공되면 플라스틱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인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이들 기술을 활용하면 비닐이나 복합재질 플라스틱, 오염된 소재, 유색 페트(PET)병 등 기존에 재활용이 어려웠던 플라스틱도 원료와 동등한 수준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SK지오센트릭은 2026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국내 발생 폐플라스틱의 약 10% 가량을 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ARC 공정과 관련해 글로벌 파트너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미 생산될 물량의 30% 가량에 대해 선구매 계약을 마쳤다.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 전해진다. SK지오센트릭의 글로벌 협력사인 루프, PCT, PE는 에비앙, 로레알, P&G, 록시땅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화학도 열분해유 생산을 목표로 한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관심을 두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8월 삼화페인트와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 공급 업무협약을 맺었다.

LG화학이 친환경 재활용 페인트 원료를 공급하면 삼화페인트에서 모바일용 코팅재를 만들어 휴대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LG화학은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제품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 하에 충남 당진에 2만 톤 규모의 열분해유 공장을 짓고 있다.

한화솔루션도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인증기관인 컨트롤 유니온으로부터 'rPE'의 국제 재생표준인증 GRS를 획득했다. rPE는 각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폐플라스틱을 고품질 재생 원료로 가공한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2030년까지 고탄성 화학 소재(EVA) 등 자사 제품에 쓰이는 산업용 포장백의 80%를 rPE 포장백으로 전환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 '스카이펫(SKYPET)-CR'로 제작한 화학적 재활용 생수병./사진=SK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리사이클 소재와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를 '에코시드' 브랜드로 통합해 론칭했다. 2030년까지 리사이클소재(PCR) 100만 톤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울산공장을 34만톤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매출을 2조 원 규모로 확대하고 사업 규모를 100만톤 이상으로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로지텍과 폐비닐 재활용을 통한 포장재 자원선순환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바스프 등이 플라스틱 재활용에 관심을 두고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사 트렌드는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으로 가고 있다. 한국환경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열분해는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조건의 기계에 넣고 400~600도 사이의 중고온에서 가열해 기름을 뽑아내는 방법을 뜻한다. 이 과정을 통해 고체인 폐플라스틱이 석유 유사물질로 바뀐다. 이 물질을 활용해 플라스틱이나 원사, 기타 석유 제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가 플라스틱 물질적 재활용 차원을 넘어선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추후 플라스틱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기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재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로 기술 진보가 필요한 분야"라면서 "기업들이 RE100 등의 탄소중립 프로세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리사이클 산업을 구축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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