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미국이 40년 만에 자국산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다음 달부터 의회에서 논의한다.
미 하원이 이르면 9월 원유 수출 금지를 해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표결에 부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10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상원에서는 내년 초 이 법안의 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통과되면 1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1975년부터 자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해 온 미국이 40년 만에 수출 금지의 빗장을 풀게 된다.
현재 석유업계와 의회 내에서는 원유 수출 허용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콘티넨털 리소스, 코노코필립스, 마라톤오일 등 10여개 석유기업은 물론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과 리사 머코스키(공화·알래스카) 상원의원 등 의회 내 유력인사들도 다수 이 법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2007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5월 현재 하루 950만 배럴에 이른 반면, 수입 비중은 27%로 1985년 이후 가장 낮은 상태다.
현재 미국은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만 예외적으로 원유 수출을 허용하고 있지만, 수출량이 하루 50만 배럴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에드 마키(민주·매사추세츠), 로버트 메넨데스(민주·뉴저지) 상원의원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원유 수출 허용으로 미국 내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법안 통과를 무조건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해 WSJ는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원유 수출 허용이 전 세계 석유 공급량 확대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자국 내 휘발유 값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6월 원유 수출 금지를 사실상 해제하는 첫 조치로 비정제 석유의 수출을 허용했다.
이후 수출 기준을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말 증류탑 처리 과정을 거친 '콘덴세이트'(초경질유)에 한해 국외 수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원유 수출의 빗장을 조금씩 푸는 움직임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