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온라인 지지자 연락망 모집에 4만명 이상 동참 주장
정치권, "실제 신당 창당 준비" "몸값 올리기...간보기" 분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신당 창당'을 공언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세 과시'에 나섰다. 창당 첫 단계인 지지자 모집(온라인) 결과 이틀만에 4만명이 모였다고 밝힌 것이다. 정치권의 해석은 분분하다. 창당 밑그림 작업에 들어갔다는 시각과 이슈 몰이를 통한 몸집 키우기라는 분석이다. 12월 27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한 이 전 대표가 창당을 공식 선언할 지 친정인 국민의힘과 함께할 지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이 가는 길에 동참해 달라.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과 더 긴밀하고 신속하게 교류하기 위해 연락망을 구성하려고 한다"라며 이름, 연락처, 거주지역 등의 개인 정보를 기재하는 온라인 설문지 홈페이지 링크를 게시했다. 

이 전 대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그것을 관리하기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 누군가에게 큰 빚을 지는 정치보다는 3000만 원으로 전당대회를 치러낸 것처럼 경쾌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시도를 해보려 한다"라며 "제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하더라도, 가장 빠르게 소식을 받아보고 동참하실 수 있다"라고 밝혔다.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월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후 하루 만인 지난 19일 그는 "19일 낮 12시 기준으로 3만 1000명 정도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한 중복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복데이터 비율은 2% 정도 선"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20일 온라인 참여자가 4만 명을 넘었다며 10만 명까지도 가능할 거라고 내다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우선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선관위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 때 200명 이상의 발기인이 필요하다. 또한 서울에 중앙당을 세우고 5개 이상의 광역·도시에 중앙당과 각 1000명, 총 5000명 이상의 권리당원(당비 납부)을 가져야 한다. 이 전 대표가 창당을 위한 밑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단순 명분 쌓기용 세 과시'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0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실제 창당할 가능성도 다분히 있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본인이 확실히 창당을 결정한 것 같지는 않다. (온라인 지지자 모집을 통해) 이슈 몰이를 하고 나아가 자기 몸집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본다. 간보기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창당은 물론 당과 함께 하는 방안 둘 다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이준석 신당이 만들어지면 우리 당도 불편하고 민주당 쪽도 불편하고 또 이 전 대표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당에 들어오기 위한 명분 쌓기로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너무 각을 세우기 보다는 한동훈, 원희룡 장관 등 새 인물이 나오는 시기, 적절한 시기를 봐서 이 전 대표에게도 역할을 하나 맡기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시기와 관련해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창당을 할 수 있는 상태까지는 우선 다 준비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시즌이 아니다. 시기에 맞춰 움직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정치 고관여층 말고 일반적인 국민들께서는 총선에 대한 관심을 (총선) 3개월 전쯤에 형성하시는 경우도 많고 특정 후보나 관심 지역 후보에 대한 관심은 한 달 전부터 형성하신다"라며 "간보고 뜸 들이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