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전병우 상무 “과학·문화 융합해 한 단계 도약”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불닭볶음면으로 회사 매출을 3배 이상 키워 라면업계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이 세대교체를 통해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노린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오너 3세 전병우 상무가 경영 일선에 나섬과 동시에 지주사 사명 변경부터 사업다각화까지 등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겸 삼양애니 공동대표


삼양식품은 1961년 창립해 60년 이상의 역사를 보유한 기업이다. 공업용 소기름(우지)으로 제품을 만들었다는 누명을 쓰고 점유율 하락 등 무려 10여 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2012년 시장에 첫 선보인 ‘불닭볶음면’이 비로소 긴 어둠의 터널을 뚫었다.  

내수 위주에서 수출로 매출 창출 영역이 확장된 만큼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시키는 전략을 짜고 있다. 고 전중윤 삼양식품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의 장남인 오너 3세 전병우 상무가 작전의 선봉장 역할을 한다.   

전병우 상무는 지난 달 정기인사를 통해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본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도 겸직한다. 

1994년생으로 30대 초반인 전 상무가 임원 반열에 오르면서 삼양식품도 한층 젊어졌다. 삼양식품은 이번 정기 인사에서 삼양식품 소스브랜드부문장, 삼양차이나 법인장 등 주요 보직을 기존 대비 젊은 40대 중반 임원진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 상무는 ‘미래 먹거리’에 주목하고 있다. 불닭볶음면 글로벌 흥행에 유튜브 외국인 먹방(먹는방송)이 큰 영향을 미쳤듯이, 제품과 콘텐츠의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현재 전 상무가 회사 내에서 맡고 있는 역할도 이와 관련이 깊다. 그는 2019년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해 경영관리 부문 이사를 거쳐 지난해 7월 그룹 e커머스 계열사 삼양애니 대표에도 선임됐다. 

전 상무가 진두지휘하면서 삼양애니는 CJ 출신 김학준 전 스튜디오룰루랄라 CP(책임프로듀서), 샌드박스네트워크 CCO(최고콘텐츠책임자)를 영입하는 파격 시도를 단행했다. 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콘텐츠는 M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구독자 수 600 만 명, 누적 조회 수 8억 회 돌파 등 대성공을 거뒀다. 

삼양애니는 김학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을 기점으로 ‘K-푸드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새로운 슬로건은 ‘먹는 즐거움에서 보는 즐거움으로’다. 

전 상무는 앞서 삼양식품그룹에서 삼양라운드스퀘어로 사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업 이미지(CI) 리뉴얼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는 “과학과 문화를 융합해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직접 밝히고 본격적인 경영활동 신호탄을 쐈다. 

삼양애니 관계자는 “김학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으로 콘텐츠 기획 제작 역량을 대폭 강화해 그동안 시도한 적 없는 참신하고 획기적인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전병우, 정우종 공동대표는 삼양애니의 새로운 콘텐츠 기획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터테인먼트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24.7% 증가한 43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8.5% 증가한 3352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올해 ‘1조 클럽’에 무난하게 입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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