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공능력평가 전년 대비 한 계단 상승한 16위
'데시앙' 앞세워 주택시장 공략…분양·수주 '호조세'
지난해 '위기론' 딛고 유동성 개선…재무도 개선세
중견건설사 지형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외형 확장으로 대형건설사 반열에 오르는가 하면 사세가 기울면서 오히려 뒷걸음치는 등 지각변동이 심했다. 이에 미디어펜은 시공능력평가를 비롯해 재무상태와 사업구조 등을 토대로 2023년 11월 현시점 '중견건설사 4인방'(DL건설·대방건설·중흥토건·태영건설)을 제시하고, 각사들이 새롭게 부상한 저력을 내밀하게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新중견4인방④-태영건설]위기 딛고 도약 준비하는 주택사업 강자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태영건설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시공능력평가 20위권 안팎에 자리하고 있는 잔뼈 굵은 중견사다. 지난해 한 차례 난관을 겪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그룹의 아낌없는 지원과 본업인 주택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주력을 앞세워 위기를 타개해나가고 있다.

   
▲ 태영건설 사옥 전경./사진=태영건설


◆'데시앙' 앞세워 주택시장 공략…분양·수주 '호조세'

21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한 계단 상승한 순위다.

시공능력평가액은 지난해 2조3446억 원에서 올해 2조5262억 원으로 1816억 원 증가했다. 공사실적평가액은 지난해 1조1680억 원에서 올해 1조2303억 원, 신기술지정 등이 반영되는 신인도평가액은 2002억 원에서 3339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고금리 및 원자잿값 상승 등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업황 악화에도 이뤄낸 성과다.

태영건설은 최근 5년간 꾸준히 10위권 중반대 순위를 지켜왔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14→13→14위를 기록하며 10대 건설사 자리를 위협했다.

지난해 다소 부침이 있었다. 시공능력평가액이 직전 2021년 2조6478억 원에서 2조3446억 원으로 하락하며 3계단 하락한 17위를 마크했다. 공사실적평가액이 1조2150억 원에서 1조1680억 원, 경영평가액이 7785억 원에서 5875억 원으로 낮아진 영향이었다.

그러나 올해 대부분 지표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경영평가액이 지난해 대비 다소 감소했으나 공사실적평가액과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 나머지 항목에서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태영건설이 이처럼 안정적인 순위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주택사업이다. 지난 2002년 론칭한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DESIAN)'을 앞세워 수요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태영건설은 데시앙의 브랜드 인지도와 선별수주 기조를 기반으로 분양경기가 저하된 상황에서도 우수한 분양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태영건설이 진행하는 주택사업장 분양률은 99.3%다. 예정사업장 기준 상대적으로 사업 리스크가 낮은 정비사업 비중도 약 30%로 안정적이다.

재무제표상으로도 분양수익은 증가세를 띄고 있다. 올해 태영건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체사업인 양산사송지구 공동주택 건설사업 중 분양금액은 3646억 원, 누적 분양수입은 3033억 원이다.

수주실적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총 6개 정비사업 시공권을 획득하며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액 1조1500억 원을 기록해 ‘1조 원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도 지난 7월 총 공사비 1조503억 원 규모 ‘남양주 왕숙 국도47호선 이설 공사’, 8월 3543억 원 규모 ‘옥정-포천 광역철도 1공구 건설공사’에 각각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등 성과를 냈다.

9월에는 ‘분당 백현마이스 도시개발 사업협약’도 체결했다. 전체 계약금액 3조4115억 원 중 30%인 1조359억 원이 태영건설에 해당한다. 올해 현재까지 태영건설 수주액은 약 2조9000억 원 규모로 최근 5년간 2조 원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 전경./사진=태영건설(김동규 작가)


◆유동성 위험 완화 '총력'…지주사 지원 업고 자금 조달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론’이 불거지는 등 부침을 겪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하락과 더불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74억 원으로 적자 전환하는 등 표면적으로도 이상기후가 감지됐다.

그러나 태영건설은 이후 빠르게 안정화에 나섰다. 배경에는 지주사 TY홀딩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TY홀딩스는 올해 초 태영건설에 4000억 원 규모 장기 자금을 지원했다. 또 지난달에는 핵심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을 통해 태영건설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현재 막바지 작업 중으로 매각대금은 전액 태영건설 지원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주사 지원과 더불어 태영건설 자체적으로도 대규모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 3우러 한국투자증권과 28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9월에는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1900억 원을 확보했다.

유동성 확보를 통한 리스크 최소화와 함께 수주 포트폴리오도 PF 보증이 수반되지 않는 공공공사 중심으로 재편하는 등 재무 강화에 전념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18.1%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4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4% 늘었다.

상반기에도 누적기준 영업이익 771억 원, 순이익 7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9%, 430% 증가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매출액도 1조64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수익성이 향상되면서 재무안정성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태영건설 부채비율은 461.9%로 전년 동기 483.6% 대비 21.7%포인트 감소했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도 돋보인다. 지주사인 TY홀딩스는 추가적인 우량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지원을 고려하는 한편 대주주의 사재 출연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이재규 부회장이 자사주 23만6970주를 매입한 바 있다.

태영건설은 앞으로도 지주사 지원 등 자금 조달을 통해 유동성 위험은 최소화하는 한편 수익성 위주 선별수주 기조를 통해 재무도를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원자잿값 상승, 고금리 악재 속에서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재무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며 “PF 대출 없는 우량사업 중심으로 선별수주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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