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미국 33대 대통령(재임 1945~1953) 해리 트루먼이 1945년 8월9일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투하를 승인이후 이를 후회했다는 그의 서한이 공개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문서관리기록청에 따르면 트루먼 대통령은 나가사키 원폭투하를 승인한 뒤 민주당 소속 리처드 러셀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개인적으로 일국의 지도자들이 가진 '외고집'으로 인해 인구 전체를 없애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분명히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국 33대 대통령(재임 1945~1953) 해리 트루먼이 1945년 8월9일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투하를 승인이후 이를 후회했다는 그의 서한이 공개됐다./사진=연합뉴스TV캡쳐

트루먼 대통령은 이어 "한가지 알려두자면, 나는 원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겠다"며 "소련이 전쟁에 개입한다면 일본군은 매우 단기간에 주저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루먼 대통령 스스로 원폭으로는 일본의 항복으로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고 소련군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트루먼은 "나의 목적은 가능한 많은 미국인들의 생명을 살려내는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일본의 여성과 아이들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고 있다"고 썼다.

트루먼은 또 서한 모두에서 "나는 일본이 극도로 잔인하고 야만적인 전쟁국가라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그들이 짐승이라고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믿을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러셀 의원은 이틀전인 7일 트루먼 대통령 앞으로 전문을 보내 "일본의 무조건적 항복을 이끌어내려면 전쟁을 계속 벌여야 한다"며 "만일 우리가 충분한 원자폭탄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것을 생산할 때까지 TNT와 화염폭탄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