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임박한 것과 관련해 "책임분담 기준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29일 발언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세번째)이 29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사진=금융감독원


이 발언은 이 금감원장이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날 개최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그는 "연내 기초 사실관계를 좀 파악하려고 노력 중인데, 일부 민원이나 분쟁 조정 예상 상황들이 있다"면서 "고위험·고난도 상품이 다른 곳도 아닌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에게 특정 시기에 몰려서 판매됐다는 것만으로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구심을 품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설명 여부를 떠나서 권유 자체가 적정했는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솔직히 저도 수십 장짜리(설명서)를 보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질문에 '네, 네'를 답변하라고 해서 했는데 그것만으로 (금융기관) 책임이 면제될 수 있는지는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거론된 은행들이 자필 자서를 받고 녹취를 확보했다는 논리로 항변하는 상황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원장은 "적합성 원칙이나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상품 판매 취지를 생각하면 자기 면피 조치를 했다는 것으로 들리는 것 같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 이 원장은 "금융투자 상품이나 보험 상품 등 설명 관련해서 지나치게 형식적이면서 오히려 금융회사에 면책의 근거만 주는, 소비자들은 실질적으로 고지를 못 받으면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그런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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