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궤도 안착 뒤 교신 성공…“위성 상태 양호”
운용시험평가 거쳐 내년 상반기 전력화
2025년까지 정찰위성 5기 확보해 북한 도발 징후 감시
[미디어펜=박준모 기자]2일 새벽 미국 밴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된 한국의 첫 군사정찰위성이 목표궤도에 안착한 뒤 해외 지상국과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군의 군사정찰위성 1호는 한국시간 2일 오전 3시 19분(현지시간 1일 오전 10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됐다. 

   
▲ 우리 군 최초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한국시각 12월 2일(토) 새벽 03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은 독자적인 우주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였으며, 한국형 3축체계의 한 축인 킬체인 역량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사진=스페이스X 제공


국방부와 스페이스Ⅹ에 따르면 팰컨9이 발사되고 2분 22초 후에 1단 추진체가 분리돼 떨어져 나갔고, 이어 약 20초 후에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됐다. 발사 후 14분 만인 3시 33분경에는 발사체로부터 분리돼 목표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오전 4시 37분께에는 해외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했다. 지상과의 교신은 팰컨9이 발사된 지 78분 만으로 우리 군 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방부는 해외 지상국과의 첫 교신을 통해 정찰위성 1호기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위성 상태도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정찰위성 1호기는 앞으로 4∼6개월 동안의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군 당국은 운용시험평가 기간 정찰위성의 구동 상태를 점검하고 위성이 촬영하는 영상의 초점을 맞추는 검보정 작업을 진행하며 촬영 영상의 품질도 평가한다.

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주간에는 광학카메라로 야간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하루 수 차례 특정 지점을 방문해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촬영 영상의 해상도는 0.3m급이다.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3m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갖췄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상도와 EO·IR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정찰위성의 성능은 세계 5위 이내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 현지시각 발사되고 있다./사진=스페이스X 제공


국방부는 2025년까지 4기의 정찰위성을 더 발사해 총 5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사한 1호기 위성은 EO·IR 장비를 탑재해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구름이 많은 날과 같은 흐린 날씨에는 감시가 제한될 수 있다. 

2∼5호기는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탑재할 계획이다. SAR 위성은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들며, 날씨와 관계없이 북한 지역을 관측할 수 있다. 정찰위성 5기를 모두 확보하면 북한의 특정 지점을 2시간 단위로 감시·정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호기 역시 모두 팰컨9에 탑재돼 발사된다. 팰컨9은 재활용할 수 있어 발사 비용이 적게 들고, 발사 성공률도 99.2%로 현존하는 발사체 중 신뢰도가 가장 높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군은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했다”며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전력으로 킬체인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적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대량응징보복(KMPR)을 더한 개념이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우리 군은 신속한 징후 감시 및 조기경보를 위한 초소형위성체계 사업도 체계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정찰위성과 초소형위성체계의 상호보완적 운용으로 군 독자적 감시정찰 자산의 역량을 극대화해 북한과 경쟁 구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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