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 소액거래 길 열려…일선 증권사도 '준비태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부동산·미술품·음원저작권(IP) 등 실물자산을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는 토큰증권(STO, Security Token Offering)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막할 예정인 가운데, 주식시장은 이미 기대감을 선반영해 테마주 선별에 돌입했다. 이른바 ‘토큰증권 관련주’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한때의 테마에 끝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 함께 나온다.

   
▲ 부동산·미술품·음원저작권(IP) 등 실물자산을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는 토큰증권(STO)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막할 예정인 가운데, 주식시장은 이미 기대감을 선반영해 테마주 선별에 돌입했다./사진=김상문 기자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랫동안 증권업계 화두로 거론되고 있는 ST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신종 증권을 상장할 수 있는 시범 시장 개설을 위한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며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STO 시장의 개막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울린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심사 본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최종 승인이 나면 현재로썬 장내시장 유통이 불허된 조각투자 상품 유통의 길이 열린다.

먼저 반응한 것은 역시 주식시장 내의 테마주 수요였다. 관련주로 분류되는 케이옥션은 지난 4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약 570억원으로, 장중 20% 가까운 상승폭을 나타내며 상당한 화력을 보여줬다. 이날인 5일 오후 현재 주가가 5.5% 정도 조정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크게 상승한 상태다.

케이옥션의 자회사이자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투게더아트'가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투게더아트는 세계적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선매입 취득한 '쿠사마 야요이'의 2002년작 '호박(Pumpkin)'을 기초자산으로 정했다.

이밖에 갤럭시아머니트리 역시 지난 4일 24.59% 급등했고, 5일인 이날도 장중 한때 약 25% 폭등했다가 내려왔다.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을 54%를 들고 있는 갤럭시아에스엠마저 지난 4일 상한가를 쳤다. 핑거‧서울옥션‧한화투자증권 등도 STO 관련주로 분류된다. 모두 STO 관련 사업이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일선 증권사들의 분주한 움직임이다. 대형사들의 움직임이 특히 발빠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을 잡고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과 시범 발행을 완료해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했다. KB증권 역시 'ST오너스', NH투자증권은 'STO비전그룹', 신한투자증권은 'STO얼라이언스'를 구성한 상태다.

대형 증권사들이 앞장서서 STO 관련 사업을 추진한 점은 STO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증권 시장 개화는 불확실한 투자 환경에 대체 투자처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STO 산업 개화는 투자환경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STO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대체불가토큰(NFT)의 경우 관심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에서 STO 산업의 가능성 역시 좀 더 신중한 시선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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