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법사위, 정형식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차남 증여성 대출 의혹·미성년자 자녀 관용여권 발급 문제 지적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2일 정형식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야당 소속 청문위원들로부터 정형식 후보자의 ‘자녀’ 문제가 조명됐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2021년 차남에게 1억 7000만원을 0.6%의 초저금리로 빌려준 것에 ‘증여성’ 대출 의혹을 제기했다.

박용진 의원은 정 후보자가 차녀에게 대출해 준 금액에 대한 이자가 시중 이자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을 지적하며 “법조계 자녀와 평범한 서민의 자녀의 출발선이 달라서 되겠느냐”라며 “상대적 박탈감과 증여와 관련한 오해 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정형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023년 1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정 후보자가 차남에 대한 대출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에 “후보자의 태연한 답변이 서민들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면서 “(후보자는) 디테일한 세테크에 민첩한데 국민적 상식, 사회적 정의, 국민적 눈높이에는 둔감한 모습”이라며 헌법재판관으로서 지녀야 할 태도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부모와 자식 간 거래인데 이자율을 어떻게 정하라는 것이냐”면서 “공무원은 적정 세율 4.6% 맞춰서 일률적으로 해야 하느냐”며 “차용을 명확하게 하려고 이자를 붙인 것이지 세테크가 아니다”라면서 정 후보자에게 제기된 증여성 대출 의혹을 옹호했다.

이어 정 후보자도 거듭 법률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자식에게 돈을 빌려주며 이자 받는 부모가 있겠느냐”라면서도 “(다만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젖을 수밖에 없는 마음을 제가 헤아리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아울러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자녀에게 과거 관용여권이 발급된 것에 ‘특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가 2003년 국제화 연수 프로그램으로 영국 등 유럽을 방문하면서 당시 미성년자였던 두 자녀를 동반하고 관용여권을 발급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외교부에 알아보니 단기 출장의 경우 자녀의 관용여권 발급은 안 된다고 한다"면서 자녀의 관용여권 발급에 대한 위법성을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왜 저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오히려 관용여권이 불편한 것이었는데 단수로 처리된 것이어서 그렇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면서 관용여권 발급이 잘못된 것임을 시인했다.

다만 그는 "아이들의 (체류) 비용은 제가 모두 부담했다"며 "그 이후 공무로 해외에 나갈 때 어긋나게 나간 적은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임으로 정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날 국회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면 헌법재판관은 9명 정원을 채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