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좋은 작황” 주장에도 FAO, 17년째 “북 외부 식량지원 필요”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024년도 유엔의 인도적 지원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국경봉쇄 이후 연속 4년째이다. 

또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을 지난 2007년 이래 17년째 외부의 식량지원이 필요한 46개국에 포함시켰다. 

미국의소리방송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11일 공개한 ‘국제 인도지원 개요 2024’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지원 계획은 이번에도 담기지 않았다. 에리 카네코 OCHA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국제 직원들이 가능한 한 빨리 북한에 복귀해 물자를 공급하고, 2020년부터 중단된 역량강화활동 재개를 위해 사업 현장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다.

카네코 대변인은 이어 “제한된 정보와 접근성 부족 등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여전히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북한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은 지난 2021년과 2022년도 인도주의 지원 계획에서 북한을 제외하면서 북한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가 부족해서 활동계획을 세울 수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 북한 노동신문이 28일 결산분배를 진행하는 북한의 농장 소식을 전하면서 '풍작'을 선전했다. 2023.10. 28./사진=뉴스1

이와 함께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는 지난달 29일 공개한 ‘대북전략계획 2023’에서 국제직원들이 북한에서 대북사업 운영과 관련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대북지원을 재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WFP는 북한이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 유입을 막겠다며 국경을 봉쇄한 것에 따라 2021년 3월 마지막 직원 2명을 북한에서 철수시킨 바 있다. 

WFP는 현재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이 국경 봉쇄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할 때 변화가 예상된다며 대북지원을 재개하면 수요 필요 및 지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한 평가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FAO는 지난달 3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Crop Prospects and Food Situation Quarterly Global Report)에서 북한을 식량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국가로 분류하고, 북한 내 대다수 인구가 적은 수준의 식량 섭취로 고통받고 있으며, 다양한 식품군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AO는 그동안 북한이 외국에서 필수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곡물량을 추산해 왔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북한의 국경봉쇄로 내부 상황을 파악할 수 없게 되자 2021년 4분기 보고서를 마지막으로 이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당시 보고서는 북한이 외부에서 들여와야 할 수입량을 106만 3천t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 같은 국제기구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연일 올해 전국 추수 상황에 대해 “전례 없는 좋은 작황”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0월 22일 주요 곡창지대에서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거을걷이와 탈곡을 마쳤고, 국가알곡수매까지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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