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북 수교 75주년 시진핑-김정은 만남 주목”
“내년 공군절·해군절 등에 도발 가능…공군 현대화·극초음속미사일 협력 주시”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내년 한국 총선을 앞두고 9.19 군사합의 파기를 행동으로 옮기면서 긴장을 조성하는 한편,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가역적 핵보유를 강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핵·미사일 개발을 고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통일연구원이 13일 개최한 ‘2024 한반도 정세 전망’ 발표에서 홍민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년 4월 한국 총선을 앞두고 직접적 도발보다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행동으로 옮기고, 지상·공중·해상에서의 군사 활동량을 증가시키면서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기간을 명분으로 전술핵무기를 보유했다는 비대칭성을 과시하는 지상·해상에서의 미사일 시위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며 “국지적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그보다 핵무기 보유 비대칭성을 시위하는 방식으로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6.20./사진=조선중앙통신

이와 함께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두고 핵·미사일 개발 불가역성을 과시하면서 진영 내 핵보유국 승인 효과를 노리는 것은 물론 북한과 군사협력 및 외교적 밀착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내년 3월 초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선거를 치를 예정”이라며 “김정은이 대의원선거 이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향후 5년간 중장기 국가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제정세 인식 및 대미 전략노선을 밝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년 북한의 정치 일정을 보면 정주년에 해당하는 주요기념일이 없어서 처음으로 대규모 열병식이 없는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등이 아니라 최근 해군·공군의 현대화 의지 표명에 따라 선박공업절(6.23) 전략군절(7.3) 해군절(8.28) 미사일공업절(11.8) 공군절(11.29) 등을 활용해 무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한편, 홍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10월 6일 1949년에 체결된 중·북 수교 75주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우선 올 연말 노동당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중·북 수교 기념일에 대한 언급 여부와 내년 북중 사이의 외교 및 교류가 활발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는 최근 러·북 밀착에 비해 다소 위상이 위축돼 보이는 중·북 관계가 내년에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해볼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북 간 우호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희 외무상의 방중이나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북은 가능해보인다”고 했다.

   
▲ 통일연구원의 김천식 원장을 비롯한 연구위원들이 1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2024 한반도 정세전망' 세미나를 열고 있다. 2023.12.13./사진=통일연구원

그러면서 “11월 5일 미국 대선 한달 앞에 있을 중·북 수교 기념일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굮가주석의 방북이나 김정은의 방중 등 정상급 외교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며 “하지만 중·북 정상외교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차기 미국 행정부에게 중·북 밀착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중국이 정치적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홍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북한의 무기개발과 관련해 전술핵 플랫폼의 다종화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여 지상발사용에 이어 해상 및 공중 쪽에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상 발사용 전략순항미사일(SLCM), 핵어뢰 외에도 미사일 개발 중에 가장 어렵다는 전투기에 장착하는 공대공 미사일 개발 등에서 러시아의 기술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그는 “러·북 간 군사협력으로 공군 현대화가 주목되고, 특히 극초음속미사일 분야 협력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의 극초음속미사일인 ‘킨잘’은 현존하는 요격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일종의 게임 체인저로 간주되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정찰위성 지원도 향후 러·북의 중장기적 전략적 일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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